조용히 떠난 권오준 회장…"포스코, 100년 미래 향해 전진해달라"

송고 2018.07.26 15:06 | 수정 2018.07.26 15:37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지난 25일 비공개 이임식 개최...32년 포스코 생활 마무리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32년간 사회생활을 마무리하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비공개로 열린 이임식에서 "그룹의 100년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전진해 달라"면서 "오늘 회장직을 내려놓고 떠나지만 한 발짝 뒤에서 항상 여러분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특히 2014년 취임 당시를 회상하며 "외적으로는 철강 산업의 공급과잉과 이익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내적으로도 신성장 투자사업의 부실과 해외 철강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인생에서 가장 벅차고 영광스러운 시기였지만,회사는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살얼음판을 지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안하고, 비전 달성을 위한 4대 혁신 어젠다를 만들어 추진했었다고 밝혔다.

4대 혁신 어젠다는 ▲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 재무건전성 회복 ▲ 신성장 사업전략 수정 ▲ 경영인프라 쇄신이다.

특히 권 회장은 "'POSCO the Great'의 Vision 달성에 온 힘을 쏟으며 회사 재무구조를 강건하게 회복한 결과 4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의 실적을 이룩했다"며 "지난 4년간 150여개의 구조조정을 시행해 재무개선 효과 7조원을 달성하고 그룹의 순차입금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도 크게 개선해 10여년 만에 가장 우수한 재무실적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또 경영인프라 쇄신과 관련해 권 회장은 "그룹의 대외 신인도 회복을 위해 경쟁•기록•공개의 3대 100% 원칙의 시행 등 윤리경영에 고삐를 죄었다"며 "임원부터 솔선수범하는 창의 아이디어의 제안 및 굴리기 활동을 내실화 하고 프로젝트 기반의 일하는 문화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은 "비전을 제안할 때만 해도 마음 한구석에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놀랍게도 목표를 초과 달성하거나 조기에 성취하는 저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유례없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폭풍우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전통을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며 "이 어려운 때에 회사와 여러분을 뒤로하고 떠나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100년 기업을 향한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지금 우리 앞에는 더 큰 도전과 모험이 놓여 있다"고 강조하며 "새로 중책을 맡은 최정우 신임 회장과 더불어 열정과 통찰력으로 충만하신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저는 홀가분하게 물러날 수 있다"며 최 회장 후보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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