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번 STX조선…오션골드 "선박 발주할테니 RG만 받아와라"

  • 송고 2018.08.24 17:28
  • 수정 2018.08.24 17:27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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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기한 연장…발급 안되면 760억원 규모 계약 취소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761억원 규모 최대 2척의 MR(Medium Range)탱커에 대한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이 2개월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추가 수주를 위해 RG 발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발주사인 그리스 오션골드(OceanGold)는 선박 발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STX조선에 대한 RG 발급 기한을 연장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은 지난 6월 수주한 선박에 대한 RG를 2개월 넘게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STX조선은 6월 중순 그리스 오션골드가 MR탱커 2척에 대한 두 번째 추가 옵션을 행사하면서 RG가 발급되면 추가 수주를 확정짓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선박 수주와 함께 5월 산업은행은 첫 번째 옵션 2척에 대한 RG발급 후 여전히 두번째 옵션에 대한 RG 발급에 대한 확답을 피하고 있다.

신규 수주도 아닌 옵션 2척에 대한 RG 발급이 이뤄지지 않는데 대해 STX조선 노조 측은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첫번째 옵션은 RG를 발급하고 선박가격을 비롯한 계약조건이 동일한 두번째 옵션에 대한 RG발급을 거부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2개월 넘게 RG를 발급 받지 못한 STX조선은 오션골드에 양해를 구해 RG 발급 기한을 1개월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션골드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9월 중순까지로 RG발급 기한은 일단 연장됐지만 기한 내에 RG발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6800만달러(한화 761억원) 규모의 선박수주는 물거품이 된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선사는 RG 발급을 확인한 후 최종계약에 서명하며 이를 발급받지 못하면 수주계약은 취소된다.

이미 지난달 말 STX조선은 산업은행의 RG 발급 거부로 7척에 달하는 MR탱커 수주를 눈앞에서 놓친 바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5만1000DWT급 MR탱커의 시장가격은 척당 3550만달러(한화 약 395억원)로 추가 상승했다. 지난해 말 3380만달러 대비 170만달러 높은 가격으로 이들 선박에 대한 RG 발급 여부에 따라 신규 수주 역시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MR탱커를 비롯한 유조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우선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추가 상승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박가격이 상승중인 현 상황에서 수주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STX조선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RG발급을 약속했다"며 "단순히 자산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RG 발급이 안 되는 일이 반복 되서는 안 된다. 노조 역시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추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RG 발급이 원할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따라 6월부터 12월까지 생산직의 절반인 약 250명의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근로자들이 조선소에 복귀하면 나머지 절반의 근로자들이 순차적으로 무급휴직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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