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또 분신…카풀 갈등 장기화 조짐

  • 송고 2019.01.11 15:48
  • 수정 2019.01.11 15:42
  • 조재훈 기자 (cjh125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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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광화문 인근서 분신 후 사망…불법 카풀 반대 수첩 남겨

법적 근거로 카풀 막을 수 없어…사회적 대타협만이 '답'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를 하고 있다. ⓒEBN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를 하고 있다. ⓒEBN

작년 12월에 이어 이달에도 택시기사가 또 분신하면서 카풀 갈등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분신을 시도한 택시 기사 임모씨가 10일 숨졌다. 그는 사망 전 수첩에 '불법 카풀 반대' 취지의 글 남겼다. 택시단체들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중단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택시4단체로 구성된 카풀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강문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사망한 임 씨의 육성이 담긴 녹음기도 함께 전달했다. 택시단체들은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으면 4차 집회를 열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회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카풀 TF를 꾸리고 카카오측과 택시단체들을 만나며 갈등을 조율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주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사전 간담회엔 택시업계가 불참했으며 지난 8일 민주평화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카카오가 참석하지 않아 양측의 협의는 또다시 미뤄진 상태다.

지난 2015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주도로 관련법 개정이 이뤄진 뒤 카풀이 이미 법적으로 허용된 바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 81조 제 1항 1호에는 출퇴근할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등을 예외로 유상운송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카풀 사업의 법적 근거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법적 근거도 없이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오전 신년기자회견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규제 혁신 질문에 답변하면서 카풀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규제 혁신을 통해 길이 열리고 여러 가지 편리해지는 면이 있는 반면에 그 규제를 지키려는 자와 변화하려는 이들 사이의 가치관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어느 한쪽으로 선뜻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규제가 풀림으로 있게 되는 불이익과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의 깊어진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택시업계와 카카오 양측 중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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