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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칼자루' 쥔 현대중공업, '빌더스마켓' 꿈꾼다

  • 송고 2019.01.31 12:13 | 수정 2019.02.01 13:52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구조조정으로 건실해진 대우조선 인수협상에서 우위 점할 수 있어

선박 수주협상에서도 선사들이 더 이상 가격인하 강요하기 힘들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 협상에 나서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업계에서는 절묘한 시기에 과감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지난 2008년 대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분식회계 등 잠재리스크를 모두 정리하고 재무건전성과 일감확보에 나서는 대우조선의 건전성은 이미 검증된 상태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주협상에서 선사들에게 이끌려왔던 조선업계가 글로벌 빅2로 재편될 경우 계약금액 결정권을 상당부분 가져올 수 있다는 것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1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 민영화 방침 관련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의 수주잔량은 584만4000CGT(86척)으로 단일조선소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474만9000CGT·93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460만2000CGT·83척), 현대삼호중공업(396만8000CGT·73척)이 뒤를 잇고 있다.

조선그룹사 기준으로는 현대삼호와 현대미포조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1위를 지키고 있으나 단일조선소 기준으로는 대우조선 옥포조선소가 지난 2014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은 약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금액도 지분가치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주가 기업을 매각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이를 요구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헐값매각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임기 중 최대한 많은 출자사를 정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사고와 이에 따른 수조원 규모의 자금지원 등으로 산업은행은 최근 몇년간 여론의 집중포화 뿐 아니라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아야 했으며 이로 인해 출자사의 조속한 민영화는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 협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제시하는 인수금액 정도가 유일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속히 대우조선을 매각하고자 하는 산업은행의 입장을 감안하면 이번 협상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현대중공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를 이용해 현대중공업이 산업은행의 기대치를 밑도는 인수금액을 제시한다면 산업은행으로서도 난감한 상황이 된다.

관건은 2조원을 약간 웃도는 산업은행의 지분가치에 비해 현대중공업이 적정선으로 어느 정도의 인수금액을 제시하게 될 것인가인데 이동걸 회장의 방침을 감안한다면 지분가치에 못미치는 금액이라고 해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조선빅3 중 하나이자 최근 몇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건실한 알짜기업이 된 대우조선을 상당히 낮은 비용으로 인수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 인수에 나섰던 한화가 산업은행에 제시한 인수금액은 6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을 갖고 있는 LNG 관련 선박들 모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을 갖고 있는 LNG 관련 선박들 모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선박을 발주하는 해외 선사들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된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Rehman Brothers)'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함께 급격한 침체기에 접어든 조선업계는 호황기에 수주한 일감으로 3년 안팎의 시기를 버틸 수 있었으나 이어진 유럽 금융위기, '수주절벽'으로 불렸던 2016년 사상 최악의 침체 등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조선소들이 일감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에 나섰으며 이는 재무건정성 악화를 더욱 부채질했다.

글로벌 조선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은 서로 저가수주를 비난하면서도 글로벌 선사들이 계약금액을 깎아내리는 것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는 1년간 수주를 못해도 버티지만 기자재업체를 비롯한 협력업체는 3개월만 수주를 못해도 문을 닫아야 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세계 1위 조선업의 배경에는 세계 1위 기자재업계가 있었으며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일감확보에 나서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로 글로벌 조선빅3가 빅2 체제로 개편될 경우 수주협상에서 가격결정권의 상당부분을 현대중공업이 가져올 수 있게 된다.

특히 LNG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설비에 대한 경쟁력은 중국이나 일본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빅3를 쫓아올 수 없는 만큼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삼성중공업도 글로벌 선사들과의 수주협상에서 목소리를 높일 여지가 많아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의 호황기에는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위해 높은 금액도 마다하지 않았던 '빌더스 마켓(Builder's Market)'이었으나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선사들에 의해 선박가격이 움직이는 '바이어스 마켓(Buyers's Market)'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주할수록 손실이 늘어나는 저가수주에 매달렸던 조선소의 대부분이 10여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 조선소에 발주를 희망하는 글로벌 선사들의 선택지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며 "이로 인해 기대되는 선박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면 2조원 정도의 비용으로 대우조선 인수에 나서는 현대중공업의 전략은 손해볼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신의 한 수'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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