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삼성맨' 장석훈 대표, 삼성증권 황금기 이끌까

  • 송고 2019.03.28 17:17
  • 수정 2019.03.28 17:25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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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WM(자산관리)·IB(투자은행) 연계사업 강화 통한 수익 극대화 목표

초대형 IB 핵심업무 '발행어음 사업' 요원…브랜드 이미지 쇄신도 부담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삼성증권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삼성증권

"(배당사고에도) 흔들림이 없다."

지난해 증권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6개월의 영업 정지를 당했던 삼성증권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들이 내놓은 공통된 평가다.

배당사고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던 삼성증권이 지난달 영업 재개와 함께 빠르게 옛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그 중심엔 새 수장인 장석훈 대표가 있었다.

알려진 대로 그는 1995년 입사한 이후 28년 동안 삼성증권에서 근무한 '정통 삼성맨'이다. 그는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지난 7월 퇴임한 구성훈 전(前) 대표를 대신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으며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배당사고를 잘 수습하고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를 안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게 됐다.

장 대표는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부문 영업력 강화에 우선 방점을 두고 영업력 확대에 나섰다. 기존 강점이었던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중심의 WM(자산관리) 부문에서의 경쟁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업계 대세 흐름인 IB를 접목해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포럼, 최고재무책임자(CFO) 포럼 등 고객 맞춤형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자산관리·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이것을 각 고객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에 대한 IB 업무로 확산시켜 성과를 창출해내는 전략을 추진했다.

이같은 노력은 실적지표 개선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2018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총 4조8902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4854억 원) 대비 9%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603억원에서 4581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716억원에서 3340억원으로 27.1%, 23% 각각 뛰어올랐다.

올해 그에게 맡겨진 임무도 역시 WM·IB 연계사업 강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다. 다행히 긍정적인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WM부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최근 삼성증권은 초부유층 전담 점포인 'SNI(Samsung&Investment)'를 서울에서 전국으로 확대해 서비스하기로 했다.

SNI는 예탁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전담 전포로 고객들은 금융 서비스 뿐만 아니라 가업 승계 및 기업경영 관련 컨설팅, 세무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IB부문 강화를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금 운용 규모를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34조3000억원, IB 상품 공급 규모도 같은 기간 절반 이상 증가한 5조1000억원으로 각각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고민거리도 있다.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로 꼽히는 '발행어음 사업'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배당사고로 인한 금융당국 제재로 향후 2년간 발행어음 사업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2021년 1월 말까지 신사업을 할 수 없다. 금융회사가 당국으로부터 일부 영업정지 제재를 받게되면 조치일로부터 향후 2년 간 신사업을 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당기간 초대형 IB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성장 타이밍을 놓치게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이지만,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IB 진출을 공식 선언한데 이어 메리츠종금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증권사들도 IB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에 온 힘을 쏟는 등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배당사고로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를 하루 빨리 쇄신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네임과 이를 바탕으로 쌓은 '자산관리 명가'라는 이미지 때문이었다"면서 "특히 증권시장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에는 '삼성'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가 삼성증권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증권은 업계 내 공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덕분에 지난해 배당사고 여파에도 고객이탈이 크지 않았다. 7월 말부터 6개월간 이어진 영업정지 기간 약 3000여명의 고객이 늘어나면서 지난 한 해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수는 전년 대비 6000명 증가한 10만7000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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