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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배타적사용권'이 뭐길래

  • 송고 2019.05.26 09:10 | 수정 2019.05.26 09:11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강승혁 기자/금융증권부

강승혁 기자/금융증권부

"진보한 패션은 박수를 받지만 진부한 패션은 외면당한다." 10년 전쯤에 모델 이소라 씨가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이 멘트를 유행시켰다.

이렇게 패션의 세계가 냉정하다. 지금은 패스트패션 시대가 되면서 유행주기가 더 짧아졌고, 쏟아지는 상품 속에서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은 더 중요해졌다. 독창성이 생존의 필수요소가 됐다.

보험업계의 흐름도 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2002년 삼성생명이 최초로 출시한 CI(중대질병)보험은 처음에 7가지 보장으로 시작했다. 장사가 되는 것을 확인한 경쟁사들이 참전했다. 폐질환, 간질환, 장기요양상태(LTC) 등 다양한 보장을 담으며 상품의 변형·확대가 이뤄졌다. CI보험은 국내에서 한 해 180만건이 팔린 적도 있다고 한다.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이전에 없던 상품과 담보 출시가 어려워졌다. 어린이보험은 30세까지 가입연령을 늘렸다. '어른이보험'이라고 불리는 현실이다. 이런 포화상태의 시장에서 최근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늘어나는 것은 역설적으로 생존을 위한 변화상의 단면이다.

배타적사용권이란 기존에 없던 창의적인 기능을 갖춘 신규 보험 상품을 출시한 경우,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심사를 거쳐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보험사에 독점권을 주는 제도다. 배타적사용권이 인정된 기간 동안은 타 보험사에서 동일 기능의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수 없다.

따라서 배타적사용권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일정 기간은 자사만 상품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력한 이권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현재까지 배타적사용권 신청 상품은 생명보험사 6건, 손해보험사 5건 등 총 11건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신청건수 6건과 비교해 두 배 가량이나 많아졌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새로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이 주효했다.

현대해상은 '커넥티드카 특화 자동차보험'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가입 프로세스를 전산화해 고객이 간편하게 특약을 가입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현대자동차 블루링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준다. 블루링크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장치다.

국내 최초로 미세먼지 농도와 연계한 신규 보험료 할인 제도를 도입한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무)m미세먼지질병보험'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경쟁수위가 높아지면서 업계 간 갈등도 첨예해졌다. DB손해보험은 지난 3월 '건강해서참좋은건강보험'의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다. 고객의 건강상태로 산출된 3대 주요질병의 건강연령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적용한다. 업계 최초의 건강나이 적용 상품이다.

보험개발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표본연구 데이터베이스(DB)를 기초로 건강연령을 산출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는데, 이를 활용한 것이다. 타 보험사들로부터 이해가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보험업계가 공동 활용하는 보험개발원 데이터를 써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면, 마찬가지로 건강연령 연동 보험상품을 준비하는 다른 보험사들은 그 기간 상품 출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전체 보험사의 가입자 데이터를 활용한다. 독창성, 진보성을 심사하는 배타적사용권 신청에 '공공재' 활용이 부합하는 지 이견이 크다.

보험업의 호황기가 저물면서 창의성의 소구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당 가입한 민간생명보험이 평균 4.5건에 달한다. 메리츠·한화·롯데·MG·흥국·삼성·현대·KB·DB·농협·코리안리 등 11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34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9% 줄었다. 저출산·저금리로 파이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나이프를 더욱 벼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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