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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불똥 튈라…한국기업 '전전긍긍'

  • 입력 2019.05.27 14:36 | 수정 2019.05.27 14:36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삼성전자, 화웨이 주요 거래처…SK하이닉스 매출 영향 무시 못해

통신사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네트워크 차질 우려

中 ICT 최대 교역국…화웨이 배제 동참시 '경제보복' 가능성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국내 기업들에도 불통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웨이는 한국 부품기업 입장에서 큰 손이다. 또 대기업의 경우 미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 중국의 경제보복 대상이 될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IT업계 및 화웨이코리아에 따르면 화웨이가 지난해 한국 기업에서 구매하는 부품 규모는 연간 12조원에 달한다. 2017년 56억달러(약 6조6300억원)에서 지난해 106억5000만달러(약 12조6000억원)로 크게 늘었다.

화웨이가 구매하는 주요 부품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처 중 하나가 화웨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도 화웨이를 상대로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화웨이 향 매출 비중이 1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화웨이 사태 영향이 적지 않다.

국내 통신시장도 타격이 우려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는 국내에 2002년 진출해 한화, 롯데, 대신증권, 외환은행 등의 통신망을 구축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도 화웨이 장비가 사용됐다.

무선시장에선 4G가 도입된 2013년 LG유플러스와 협력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화웨이의 LTE 통신장비를 도입한 업체다. 5G 망구축에도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 SK텔레콤이나 KT도 유선망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통신업계는 당장 LG유플러스를 비롯한 국내 5G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겠지만 미국의 '반(反) 화웨이' 정책이 지속될 경우 5G망 구축 등 네트워크 인프라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화웨이 사업이 타격을 받을 경우 국내 부품 업계 피해도 불가피하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2위다. 최악의 경우 연간 12조원 규모의 수출액이 사라지게 된다.

금융기관 등 화웨이의 통신장비 등을 사용하는 일부 업체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OLED 패널공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화웨이 제재로 패널공급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재가 지속될 경우 화웨이와 거래하는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화웨이와의 거래중단에 동참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이 한국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 2018년 ICT 수출 상위 국가 현황.ⓒ과학기술정보통신부2017, 2018년 ICT 수출 상위 국가 현황.ⓒ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칫 중국의 경제 보복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ICT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ICT 수출액 2204억달러 중 중국이 1194억달러로 54.2%를 차지한다.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가해질 경우 국내 ICT 산업은 침체될 수 있다.

미국발 화웨이 제재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무선 기술의 표준을 정하는 와이파이 연맹(Wi-Fi Alliance)이 화웨이의 참여를 "잠정 제한"했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연맹의 회원은 애플, 퀄컴, 브로드컴, 인텔 등이 있다.

반도체 기술 기준을 세우며 퀄컴, 삼성, SK하이닉스, TSMC, 도시바 메모리, HP, 시스코 등을 회원으로 하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는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가 풀릴 때까지 회원 자격을 정지키로 했다.

또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에 쓰이는 SD 메모리카드의 업계 표준을 결정하는 SD 협회에서도 배제당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중국 업체들의 기술적 독립을 가속화해 잠재적 시장을 잃어버리는 부작용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 제재가 막 시작되는 단계라서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영향과 효과가 어떨지 말하기 힘들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반사이익으로 얻는 것 보다 대중 수출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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