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청약 강남권 단지 '흥행'…후분양 변수에 달렸다

  • 송고 2019.06.13 10:57
  • 수정 2019.06.13 14:58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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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시 단기 공급난에 분양가 더 비싸질 가능성

"시세 수준의 기존 분양단지 관심 높아질 것"

서초 그랑자이(왼쪽)과 래미안 라클래시(오른쪽) 조감도. ⓒ각사

서초 그랑자이(왼쪽)과 래미안 라클래시(오른쪽) 조감도. ⓒ각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규제로 정비업계가 분양방식과 시기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달 강남권에서 분양 예정인 '서초 그랑자이', '래미안 라클래시' 등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HUG 규제를 피해 이달 24일 이전에 분양할 경우 고분양가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후분양에 나서면 분양가가 지금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 이에 조합은 물론이고 강남권 새 아파트를 노리던 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만 5000세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되는 가운데 강남권에서는 서초 그랑자이(서초무지개·1446세대),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679세대), 동부센트레빌(반포현대·100세대) 등 3개 재건축 단지가 분양 예정이었다.

그러나 HUG가 지난 5일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하겠다고 밝히면서 강남권 재건축 분양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HUG 개선안에 따르면 이달 24일 이후 분양하는 단지들은 분양가격을 직전 분양가 대비 105% 이상으로 올릴 수 없다. 1년 이내 분양은 종전 분양가의 100% 이내, 1년 초과 분양의 경우 105% 이내, 주변시세의 100% 이내 등으로 조건이 까다로워진 것이다.

분양가 상한 제한으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해지자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후분양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이달 분양 예정었던 단지들이다.

서초 그랑자이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24일 이전에 분양보증심사를 서둘러 진행 중이다. 서초구에서는 지난달 '방배 그랑자이'가 역대 최고 분양가로 책정된 덕에 규제가 적용되더라도 다른 자치구 대비 분양가 책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방배 그랑자이 3.3㎡당 분양가가 4687만원었기 때문에 서초 그랑자이가 규제에 걸린다 하더라도 3.3㎡당 최고 4687만원까지는 받을 수 있다.

반면 래미안 라클래시는 지난 4월 3.3㎡당 4569만원에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 분양가를 넘지 못한다. 조합 측은 3.3㎡당 4700만원대 분양가를 주장하고 있지만 HUG는 디에이치포레센트 수준에 맞출 것을 요구하고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래미안 라클래시는 분양 연기가 유력하다. 조합에서는 후분양 가능성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래미안 라클래시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6월 분양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며 "이번주에 열리는 조합 이사회에서 결정이 돼야 다음 절차가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달 강남권 청약을 준비하던 수요자들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서초 그랑자이와 래미안 라클래시를 두고 청약 전략을 짜온 40대 회사원 A씨는 "래미안 라클래시를 기다렸지만 후분양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답답하다"며 "당첨을 기대해볼 수 있는 가점이지만 분양일정 변경으로 전략을 다시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예정대로 이달 분양할 것으로 보이는 서초 그랑자이 경쟁률에 관심이 모인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방배 그랑자이가 완판에 실패한 상황이라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후분양 변수로 인해 강남권 분양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으로 돌아설 경우 당분간 공급이 확 줄어드는데다 분양가가 더 뛸 가능성이 있기 때문. 여기에 중도금 등 자금을 마련할 여유도 선분양보다 훨씬 타이트해진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후분양을 도입하는 강남권 새 아파트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주변 시세 수준으로 나온 기존 분양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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