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리베이트 처벌 강화…지방소주 되살아날까

  • 송고 2019.06.14 15:27
  • 수정 2019.06.14 15:59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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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부터 시행, 쌍벌제 도입

무학·보해 등 메이저에 밀려 적자

한라산소주 신제품 출시 반등 모색

[사진=한라산소주 인스타그램]

[사진=한라산소주 인스타그램]

정부가 주류 리베이트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메이저 브랜드의 공격적 영업전략이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시장마저 메이저에 뺏겨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소주가 되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오는 7월1일부터 주류 리베이트 규제를 강화한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리베이트를 주는 자 뿐만 아니라 받는 자도 처벌하는 쌍벌제 도입이다. 기존에도 관련 규정이 있었지만 애매모호한 내용 때문에 사실상 받는 자에 대해서는 처벌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개정안은 주류면허자에 대해 '주류거래와 관련해 형식 또는 명칭이나 명목여하에 불구하고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받아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함으로써 명확히 받는 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주류 리베이트는 ▲다량 판매업소에 선금을 주고 일정 기간 위스키 판매를 계약하는 행위 ▲월말 다량 일시 출고를 위한 추가 리베이트 지급행위 ▲업소의 제반 비용(공과금 등) 등을 대납해주는 행위(실질적인 금전 지원행위) ▲필요 시 리베이트 지원액수를 조정하면서 판매량을 추가로 밀어내는 행위 등 다양하다.

리베이트 규제 강화를 가장 반기는 곳은 지방소주업체들이다. 이들의 주요 기반인 지역시장을 적극 공략 중인 메이저 브랜드의 공격적 영업전략이 주춤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 경남지역 기반의 무학은 100억원 영업적자, 광주·전남지역 기반의 보해양조는 110억원 영업적자, 제주지역 기반의 한라산소주는 1억원 영업적자를 보였고, 충청지역 기반의 맥키스컴퍼니는 영업이익이 2017년 110억원에서 2018년 1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한 지방소주업체 관계자는 "메이저 업체들이 막대한 규모의 리베이트를 시장에 뿌리면서 관행이 만연해졌다. 요즘에는 리베이트를 주지 않으면 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하는 업소가 늘어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리베이트는 결국 최상위 업체만 살아남게 하는 시장교란행위이기 때문에 이번 참에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관행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 업체들도 이미 지역시장에 확고한 브랜드 마케팅을 실시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리베이트 감소로 이득을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지방소주업체는 신제품 출시와 리베이트 규제 강화를 계기로 다시 점유율 확보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한라산소주는 저도주 수요 증가에 따라 알코올도수를 17도로 낮춘 '한라산 17'을 출시했다. 현재웅 대표는 "시장 수요에 따라 저도주 신제품을 출시하고, 지방소주의 정체성을 높이기 위해 하얀병에 화산암반수 사용을 강조했다"며 "리베이트 규제 강화를 계기로 다시 시장 탈환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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