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장 가동 롯데케미칼, MEG 가격 하락에 울상

  • 송고 2019.07.01 13:13
  • 수정 2019.07.01 13:13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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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 가격 1년 새 절반으로 뚝…중국 MEG 재고 역대 최고치

금융업계, 롯데케미칼 2분기 영업익 전년比 55% 감소 예상

롯데케미칼 미국공장 전경[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미국공장 전경[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미국공장(ECC/MEG) 가동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MEG 가격 하락폭이 비교적 크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세계 재고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미국공장 가동에 따른 효과는 3분기에나 300억 내외 이익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년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축구장 152개 크기의 대규모 콤플렉스를 한국 화학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 건설했다.

준공식이 열렸던 지난 5월 9일 한-미 양국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31억 달러에 달하는 롯데의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對美) 투자이자 한국기업이 미국의 화학공장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준공식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는 "롯데케미칼은 이곳에서 셰일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며 세계적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나아가 한-미 양국 화학산업을 동반 성장시키면서 에너지 협력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공장은 연간 에틸렌 100만톤, MEG(에틸렌글리콜) 70만톤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공장 지분 88%, MEG 공장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와 80% 이상 구매 계약을 맺고 안정적 판매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업계는 ECC 설비 가동이 본격화되면 MEG 생산이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앞서 롯데케미칼 신규 공장은 2월부터 일부 상업가동을 시작했는데 당시 MEG 설비의 경우 100%의 가동률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MEG 가격 하락이 예상과 다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MEG 가격은 지난해 1월 톤당 1000달러를 상회했다가 올해 6월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국내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MEG 항구재고가 지난 4월 128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시황 급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하반기 미국에서만 세계 연간 수요 증가분 수준의 신증설 상업 가동이 예고돼 있어 MEG 가격 상승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계절적 수요 증가로 재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적 반등까지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KTB투자증권은 6월 기준 영업이익을 3500억원에서 311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틸렌 스프레드 축소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5% 감소할 전망"이라며 "4분기 중 미국에서 에틸렌 수출도 개시돼 수급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MEG의 경우 장기적 다운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된다면 구매심리 개선에 따라 일시적으로 시황 개선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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