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못버텨"…벼랑끝 포스코·현대제철, 제품값 인상 결단

  • 송고 2019.07.31 08:58
  • 수정 2019.07.31 08:59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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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설명회 통해 "원재료값 급등 악재 더 이상 못 버텨" 한목소리

하반기 자동차·건설 등 고객사 반발 예상…"가격협상 신중하게"

철강재 생산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포스코

철강재 생산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포스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형 철강사들이 하반기부터 자동차강판 및 후판 등 제품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자동차·조선 등 고객사들의 반발이 예상되나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자동차강판·후판·봉형강·철근 등 대부분의 제품값 인상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현대제철 측은 30일 기업설명회에서 "자동차강판과 후판은 원가상승분이 하반기 중 일정부분이라도 반영되도록 실무진에서 협상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근의 경우 올해 초부터 실시한 가격고시제로 어느 정도 수익성은 확보했다"라며 "하반기에도 원료값 상승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포스코도 이달 넷째 주 유통용 후판 공급가격을 톤당 2~3만원 인상키로 했고 다른 제품들도 인상을 적극 검토 중이다.

포스코 측은 기업설명회에서 "수요부진 등의 이유로 원가상승 요인을 자체흡수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으나 한계에 직면했다"라며 "인상 적용 시기나 폭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수요산업별로 판매가격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사들은 지난 수년간 자동차·조선·건설 고객사들도 시황 부진에 시달리는 것을 감안해 매년 반기 혹은 분기별로 실시하는 가격협상을 통해 공급단가를 동결시켜왔다.

그러나 최근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톤당 120달러를 웃도는 등 5년 만에 2배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포스코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686억원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1조원 클럽을 달성하기는 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66%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7.8%에서 6.5%로 감소했다.

현대제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8.1% 줄어든 2326억원에 그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나 건설 등 역시 시황 부진을 겪고 있는 고객사들의 큰 반발이 예상되나 가격 인상을 전제로 고객사들에 큰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타협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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