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건설·車·조선 부진에 전전긍긍

  • 송고 2019.08.12 10:46
  • 수정 2019.08.12 12:13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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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자동차·조선 나란히 부진…급등하던 철광석 가격도 하락세

철강업계, 원재료 부담에 수익성 급감…하반기 제품값 인상도 '글쎄'

호주와 브라질 등 타국에서 수입한 철광석과 펠릿을 저장하는 현대제철의 밀폐형 원료 저장고.ⓒ현대제철

호주와 브라질 등 타국에서 수입한 철광석과 펠릿을 저장하는 현대제철의 밀폐형 원료 저장고.ⓒ현대제철

철강 전방산업인 건설·자동차·조선의 부진에 철강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철강사들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상반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만큼 오른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을 회복해야하나 이들의 부진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에 접어든 점도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전방산업들의 반발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68.2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하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HBSI는 건설업체 등 공급자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전망이 밝을 것을 의미하고 미만은 부진할 것을 뜻한다.

건설의 부진은 정부의 주택 규제 강화로 인한 신규 사업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 다른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조선도 건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의 경우 이전보다 시황이 나아지긴 했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26만CGT로 전년 동기대비 42%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빅3의 상반기 수주액도 95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1% 줄었다.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도 29.8%에 그쳤다.

자동차도 2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 보이나 이는 우호적인 환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5.0% 떨어졌다.

이들의 부진으로 철강업계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내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광석 가격 부담으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 38% 하락했다.

철강사들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나 이 또한 쉽지 않다. 전방산업들이 부진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사들에게 부담을 줬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점도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월 톤당 12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 10% 이상 하락한 100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재해를 입었던 브라질 철광석 생산 재개 및 철강 수요 비수기가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와 대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철강사들이 그동안 고객사들의 부진을 이해하고 철강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지만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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