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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답답한 자동차산업의 미래차 전환

  • 송고 2023.09.13 14:08 | 수정 2023.09.13 14:08
  • EBN 관리자 외부기고자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어느 국가 정부나 전문가도 미래차산업을 정확히 정의하거나 분류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차산업은 전기동력차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정의차와 자율주행차를 포함하고 있다. 연관산업을 정의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서비스도 우후죽순 생겨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의 혁신도 제품을 넘어 공정,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제품혁신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난무하고 있다. 정부와 완성차업체가 공정혁신을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디지털 공장으로의 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 테슬라가 기가 캐스팅의 공정혁신과 함께 온라인 판매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지만 공급망 전반의 효율화가 더디다 보니 자동차업체들이 비용 절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국내 완성차업체의 미국 시장에서의 리콜이 증가하고 있듯이 품질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업체와의 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디지털화를 통해 원가를 최대 40%까지 낮춘다는 계획을 수립해 매진하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이미 제조보다는 서비스 사업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을 민첩하게 추진하기 위해 조직 구조도 개편하고 있다. 물론 공급업체들도 할 말이 많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과 전문인력의 이탈로 인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려 해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2010년 초에 배터리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와 수소전기차의 전기동력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반대도 거셌다. 아직도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논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당시의 반대 논리는 상상을 초월했다. 전기차의 위험성을 주장했던 전문가 중에서는 배터리전기차가 충전 과정에서 충전기 위로 튀어 오른 합성사진을 제시하기도 했고, 어린이들이 충전 포트에 장난삼아 금속 물체를 삽입해 감전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완성차업체들도 수익성을 고려해 전기차 개발과 보급을 망설였다. 2014년에는 지금은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 클린디젤차 보급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지만 2015년에 디젤게이트가 터지자 우리 정부는 2015년에 제3차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5개년 계획에서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전방위 대책을 내놓았다. 2017년에는 세계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비중이 1%를 넘어서자 국내에서 전기차 붐이 일어났다.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전기차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고 중소·창업 전기차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2018년에 미국이 공급망 자료를 요구하고 다음 해에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자 우리 자동차산업의 미래차 전환을 위한 준비가 태부족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가 정보통신 강국이어서 미래차의 주력 부품인 전기전자(전장) 부품산업이 잘 발달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오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0년에 그동안의 공급자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 정책 위주로 제4차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과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전기동력차로의 발 빠른 전환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는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세계 3위의 판매업체로 부상했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전기동력차 판매를 늘리고 있다. 정부도 우리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에 자동차산업 3대 강국 도약 전략과 모빌리티 혁신 로드 맵을 연이어 발표했다. 우리 완성차업체의 경영성과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완성차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출 부진을 보완해 주고 있다.


미·중 마찰이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 자동차업체의 미래차, 특히 전기차로의 전환은 느리기만 하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지난 6월 말에 2030년까지의 미래차 전환 기본 방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일각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벽에 부딪힌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주요 모터쇼가 재개되면서 전기동력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2010년 이후 전기동력차 분야에 6,000억 달러, 자율주행차 분야에 5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결과다. 내년부터는 더 많은 새로운 기술과 모델들이 경쟁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지난 13년간 우리 자동차산업의 연구개발 투자 중 20%가 미래차 분야에 투자되었더라도 투자액은 20조 원 정도인데 양대 미래차 분야 세계 투자의 3%에도 못 미친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전환 속도가 느리다 보니 전장부품의 수입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자동차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장부품 수입도 30억 달러에 달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연구개발은 현대차 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우리 자동차 부품산업 전체의 연구개발 투자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학의 미래차 인력 양성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부족한 점은 재교육 훈련이다. 배터리전기차의 구조가 단순해 현장 인력이 최대 40%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 일자 현장에서의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선진국에서 진행 중인 인력 전환 배치 전략은 찾기도 어렵다.


지역의 중소 공급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에 의지해 연명해 온 지도 오래다. 하루하루 살기가 어려운데 전환과 혁신은 배부른 소리로 치부할 수밖에 없다. 최근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대기업과 중견 부품기업의 경영성과가 대폭 개선되었으나 중소 부품기업들은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수출 감소 폭이 1월~8월 중 전년동기 대비 0.4%로 완화되었지만 완성차 내수 증가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둔화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말에 금년 자동차산업 성과를 상고하저로 평가해 비난을 받았지만 현실로 다가오는 게 두렵기만 하다. 중소 부품기업들이 낮은 수익률과 인력난에서 벗어나 우리 자동차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에 앞장설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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