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인구 잡아라”…건기식 사업 강화 나선 식품업계

전제형 기자
  • 입력 2025.02.0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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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건기식 사업 강화 총력

KGC인삼공사 ‘정관장 GLPro 코어’(왼쪽)와 CJ웰케어 ‘이너비 글루타치온 골드’. (제공=각 사)
KGC인삼공사 ‘정관장 GLPro 코어’(왼쪽)와 CJ웰케어 ‘이너비 글루타치온 골드’. (제공=각 사)

식품업계가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확산과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부진한 내수 성장세와 원재료값 상승 등 대외 악재를 타개할 일환으로 건기식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업체들은 해외사업을 확대해 온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곤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주된 요인으로는 종이·인건비·플라스틱 등 원가 부담에 더해 고유가에 따른 운송비 증가 등 물류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이유로 식품업계는 건기식 사업 확대에 힘 쏟고 있다.

2030년 건기식 시장 25조원…노인 인구 증가 한 몫

최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22억원으로 2019년 4조8936억원 대비 약 27% 증가했고 오는 2030년에는 2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건기식의 주 소비층인 노인 인구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23년 기준 898만명인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72년 1727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식품업계는 높아지는 건기식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관련 사업 확대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일례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비롯한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는 등 그룹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글로벌 브랜드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헬스케어와 식품 간 경계와 고정관념을 허물고 통합적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스스로 변화하고 도약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해 10월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론칭하고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건기식 ‘딥슬립 포션 아쉬아간다’ ‘에너블라스트 포션 원터치샷’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은 비단 삼양식품뿐만이 아니다.

KGC인삼공사 정관장은 지난해 10월 혈당 케어 전문 브랜드 ‘지엘프로(GLPro)’를 론칭, 신제품으로 ‘GLPro 코어’ ‘GLPro 더블컷’을 출시하는 등 혈당 관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GLPro 신제품 2종은 발매 5일 만에 3100세트가 판매되면서 약 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정관장 메가 브랜드 ‘홍삼정 에브리타임’ 초기 매출의 12배를 뛰어넘는 수치로, 정관장 제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출시 두 달이 지난 현재 GLPro 신제품 2종은 소비자 호응에 힘입어 매출 4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열해진 경쟁에 시장 포화 우려 “차별화 고민해야”

풀무원녹즙은 2024년 8월 말 혈당 케어 융복합 건기식 ‘당슬림 엑스투’를 선보였다. 당슬림 엑스투는 제품 섭취 편의성과 기능성을 토대로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으며 발매 약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누적 판매량 35만병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풀무원녹즙은 2021년 말 융복합 건기식 1호 ‘칸러브 엑스투’를 시작으로 ‘위러브 엑스투’ ‘하트러브 엑스투’ ‘아이러브 엑스투’ 등을 지속 내놓으며 융복합 건기식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2020년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하며 건기식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유산균’ ‘오메가3’ ‘락토페린’ 등 라인업을 늘리며 라이필을 종합 건기식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현재 건기식 전 제품을 주문자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위탁 제조하는 만큼 자체 생산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hy(한국야쿠르트)는 2023년 10월 맞춤형 영양제 구독 서비스 ‘닥터잇츠’를 내놓으며 건기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였다.

CJ웰케어의 이너뷰티 브랜드 ‘이너비(InnerB)’도 같은 달 글루타치온 함량을 높인 ‘이너비 글루타치온 골드’를 출시하고 라인업을 강화했다.

한편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식품기업들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건기식 제조업체가 지속 늘어나는 등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타사와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는 게 관건이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건강에 보탬이 되는 경쟁력 있는 원료와 안정성이 더해진 제품을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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