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쉽스 앤 칩스'로 해법 찾아야

신주식 기자
  • 입력 2025.07.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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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세 장벽 해소, 제조업 협력 병행으로 무역 균형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관세협상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 참석한 안세령 주미한국대사관 경제공사(사진 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관세협상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 참석한 안세령 주미한국대사관 경제공사(사진 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

한국과 미국이 상호 무역 제한보다 제조업 협력을 통해 균형 있는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제외교 채널에서 제기됐다. 한국 정부는 선박과 반도체를 의미하는 '쉽스 앤 칩스' 전략으로 호혜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실질적인 대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안세령 주미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14일(현지시간)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로 워싱턴DC에서 열린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균형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를 이해하지만 비관세 장벽 해소와 제조업 협력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접근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단기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며 "한미가 무역 제한보다 상호 호혜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향후 2주간 실질적인 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의 조선 및 반도체 등 경쟁력 있는 제조업 분야가 미국 제조업 재건에 기여하는 방향의 협상을 추진 중이다. 안세령 공사는 이를 '쉽스 앤 칩스(Ships and Chips)'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제안한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언급한 안세령 공사는 "미국은 조선과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서 한국과의 협력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신뢰받는 동맹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부흥 비전을 실현할 독보적인 파트너"라며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회복력 있는 공급망은 양국 무역의 균형과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령 공사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이미 부과했거나 향후 부과할 수 있는 품목별 관세가 한국의 대미 수출 절반 이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품목별 관세 완화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미국이 우려하는 플랫폼 기업 규제에 대해선 "중소기업과 소비자 보호가 취지"라면서도 "미국 디지털 기업의 의견 제시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미 대미 관세가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미국에 양보할 여지가 제한적이라며 협상 난항을 예상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디지털 규제와 소고기 연령 제한 완화 같은 비관세 장벽 완화, 그리고 무역확장법 232조 상 한국에 대한 '특별 대우' 허용 여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수출통제나 한국 내 중국 기업 투자 심사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긴밀한 공조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태미 오버비 전 미국상공회의소 부회장도 "미국이 한국에 일본보다 불리한 합의를 강요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며 "한국이 이미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는 한미 FTA 위반이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라며 "한국은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선업 등 상호 보완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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