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스탬핑 기술력 고도화로 자동차 시장 진출 확대
![이동열 현대제철 차체응용기술팀장 [제공=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599_656248_431.jpg)
"차량의 무게가 늘어날 경우 운행시 차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커지고 충돌시에도 더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동일 소재를 사용할 경우 차체, 샤시 부품을 더 두껍게 제작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차량의 무게는 더 증가할 수밖에 없죠."
이동열 현대제철 차체응용기술팀장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새로운 철강소재 개발 필요성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에 동일한 모델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차량 중량이 400~500kg 더 무거워진다. 차량이 무거워질수록 충돌로 인한 충격은 더 커지고 연비와 주행거리가 낮아지는 만큼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약 60%가 철강재이므로 철강사의 기술력이 전기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철강사들이 기존 소재보다 두께와 무게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강도는 더 높일 수 있는 초고강도 철강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다.
핫스탬핑은 이와 같은 완성차 업계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공법으로 평가받는다. 9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한 강판을 금형에 넣고 성형과 동시에 급속 냉각시킴으로써 기존 강판과 두께가 같아도 강도는 더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 콜드 스탬핑과 달리 복잡한 형상의 제품을 성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동열 팀장은 "기존 냉연 초고강도 소재의 경우 높은 항복강도와 낮은 연신율로 인해 성형에 제한이 컸다"며 "이런 문제로 고온 가열한 상태에서 성형하는 핫스탬핑 공법의 부품 적용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20년 전인 지난 2004년 핫스탬핑 소재개발을 시작한 현대제철은 2013년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부문 인수를 계기로 핫스탬핑 시장 확대를 본격화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는 현대자동차·기아 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기업과도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르노코리아가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에 29종의 핫스탬핑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기아 외에 핫스탬핑 부품 전량을 공급하는 것은 그랑 콜레오스가 처음이다. 그랑 콜레오스에 공급되는 핫스탬핑 부품의 강도는 1.5기가파스칼(GPa)로 가로·세로 1mm의 강재가 15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철강 제품의 강도를 높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철강재가 자동차 부품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부품을 원하는 구조 형상에 맞게 잘 성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성형된 부품들이 상호간에 잘 용접·조립돼야 하며 완성된 구조물은 도장 작업을 거쳐 방청 성능을 확보해야만 고객이 원하는 부품으로 적용할 수 있다.
최근 1.5GPa급 이상으로 소재 강도가 증가하면서, 추가적으로 '수소취성(hydrogen embrittlement, 철강 중에 흡수된 수소에 의해 강재의 연성과 인성이 저하되어 소성 변형 없이 소재가 판단되는 현상)'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또 하나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성형, 용접, 방청, 수소취성, 파단 인성 등과 관련한 연구기술을 철강의 응용기술(Application Engineering)이라고 하고, 향후 그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최근 초고강도 소재는 강종 개발 단계에서부터 응용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성분 및 공정 설계를 하고 적용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와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최근 초고강도 소재의 수소취성·파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소재 개발 및 성능 평가법 개발도 진행중이다.
이동열 팀장은 "1.5GPa 강도에 수소취성·파단특성·용접성이 향상된 고인성 핫스탬핑 소재 양산을 위해 고객사와 함께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고객의 부품 요구 특성에 따라 다양한 성능의 초고강도 소재 및 응용기술 솔루션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문 개방형 도어, 스위블 시스템 등 진화하는 전기차 맞춤형 소재 개발
![[제공=현대제철]](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599_656249_4423.jpg)
현대제철은 올해 다양해지는 소재의 특성을 고려한 차세대 HSCB(H-Solution Concept Body)를 개발·공개했다.
차세대 HSCV는 2030년 이후 자동차 자율주행 환경을 고려한 컨셉 전기차이며, 고객들에게 현대제철이 개발한 다양한 신강종의 설계 적용 가이드를 제안했다.
차세대 HSCB는 자율주행 환경을 고려하여 양문 개방형 도어 적용으로 센터 필러가 사라지고 승객이 서로 마주보고 앉을 수 있도록 스위블 시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센터 필러리스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1.7GPa 냉연과 1.8GPa H/S 파이프 등 초고강도 보강재를 적용하고, 스위블 시스템 및 시트 레일은 1.2GPa 이상의 냉연 프레스를 통해 무게는 줄이면서도 시트의 안전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배터리 보호도 한층 강화된다. 내부 프레임은 1.5GPa/2GPa 격자구조로 모듈을 보호하고 사이드 멤버는 1.5GPa 냉간 롤포밍과 1.0GPa 냉간 프레스를 적용해 측면충돌에 대응한다. 배터리 하부 판넬 부품은 기존 알루미늄 대신 초고강도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연석 충돌에도 배터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전기차 하부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위치상 저속운행시에도 연석 등에 부딪혀 화재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23년 3월 15일 제주에서 발생한 저속으로 좁은 길을 지나가던 전기차 하부에 연석이 부딪혀 화재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
올해 4월 중국 신차 평가 프로그램인 C-NCAP은 세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에 대해 연석 충돌 시험 평가 방법과 성능 기준을 발표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그만큼 자국 내에서 운행되는 전기차가 많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전기차 관련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신규 규정은 저속으로 좁은 길을 운행하거나 주차시에도 전기차 하부 충돌로 인한 화재사고가 많이 발생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이런 충돌 규정이 다양한 나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현재 알루미늄이 적용된 배터리 케이스 보다 철강 소재가 더 안전한 성능을 확보한 연구 사례를 바탕으로 철강 소재가 적용된 배터리 케이스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업계는 이와 같은 이유로 향후 전기차에 철강 소재 적용이 확대될 경우 경기 침체 시기에 새로운 철강 시장이 생기는 것으로 판단해 다양한 철강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 케이스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동열 팀장은 "강도가 더 높고 가공성이 좋은 소재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고 화재에 강한 표면 도금처리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배터리 전기시스템 개발이 가장 중요하지만 충돌시 화재 발생을 억제 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배터리, 차체 구조 설계와 화재 발생 후 바로 진화하거나 최소한 인명 구조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시킬 수 있는 내화/난연성 재료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