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성능은 마차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상업적으로 판매된 자동차는 카를 벤츠가 1886년 7월에 공개한 페이턴트 모터바겐인데, 최고 시속이 약 16Km에 지나지 않았다. 조작이 어려웠고 도로가 자동차에 맞게 개설되지 않아 고장이 자주 일어났으며 연료도 구입하기 쉽지 않았다. 더구나 가격까지 비싸서 대중화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그 후 자동차는 빠르게 발달하여 단순히 마차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생활혁명과 경제혁명을 가져왔다.
이제 자동차는 화석연료에 기반하여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극복하고자 배터리에 기반한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의 부족, 소비자의 심리적 불안 및 기술에 대한 낮은 신뢰, 높은 구매 비용 및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환 추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초기의 여러 어려움을 극복했듯이 전기자동차도 여러 난관을 잘 극복할 것이다. 나아가 인공지능 등과 결합하여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로 발전할 것이다.
자동차보험은 제3자 배상책임부터 보장했다
자동차가 이렇게 발전하는 데는 자동차보험도 큰 역할을 하였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보험은 독일이 아닌 영국에서 나왔다. 1896년 11월 14일에 런던에서 브라이튼을 운행하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스코티시 임플로이어스 라이어빌러티 컴퍼니가 판매한 자동차보험이 세계 최초이다. 그 뒤로 미국에서도 트래블러스 인슈런스 컴퍼니가 1897년 10월 20일에 미국 최초의 자동차보험을 판매했다. 이들 보험은 운전자가 사고를 일으켜 다른 사람이나 재산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보상하는 배상책임을 보장했다. 이후 자동차보험은 차량 손상, 화재, 도난 등을 포함한 다양한 항목으로 확장되었다. 자동차보험 가입의 의무화는 미국의 매사추세츠 주가 1925년에 자동차배상책임보험법을 입법하여 1927년에 시행한 것이 세계 최초이며, 영국이 1930년에 도로교통법을 제정하여 그 뒤를 이었다.
보험회사는 이제 주행거리에 기초하여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의 센서 등을 통해 운전 습관을 모니터링하고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여 보험료를 산정하며 자동차보험을 운영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서는 사고 위험을 예측하고 사고 차량의 손상 정도를 자동 평가한다. 또한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는 배터리 수리비, 충전소 사고, 화재 위험 등 고유의 문제를 반영한 보장을 제공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여 자동차보험은 더욱 발전해야 한다
이렇게 발전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은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여 더욱 발전해야 한다. 현재 판매되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준은 가장 높다고 해야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제시하는 기준으로 레벨 2와 레벨 3 사이에 있다. 로보택시와 같은 자율주행 자동차는 레벨 4에 있으나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5에 도달하려면 기술적 난관도 극복해야 하지만 규제 및 윤리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도로도 정비해야 해서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되면 자동차보험은 배상책임의 주체가 운전자에서 제조사나 소프트웨어회사로 전환될 것이다. 나아가 해킹 및 사이버 보안 등과 같은 새로운 위험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운행 등과 관련한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가 보험을 직접 공급하는 주체로 나설 가능성도 커 기존 보험회사와 갈등할 수 있다. 따라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때까지 남아 있는 시간 동안에 관련 이해관계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새로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제정하는 등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