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사장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8681_683983_5136.jpg)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임기를 3개월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지난 2022년 9월 선임된 강 사장 물러난 것은 정권 교체에 따른 공공기관장 교체 작업의 신호탄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강 사장은 오는 7월 1일자로 퇴임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KAI 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에 사의를 표명한 강 사장은 필리핀과 FA-50 추가 수출 계약, KF-21 양산 물량 확보 등 주요 현안을 마무리한 뒤 사퇴 일정을 공식화했다.
강 사장은 자진 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정권 전환에 따른 조직 정비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KAI는 7월 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장 대행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사내이사이자 고정익 사업 부문장을 맡고 있는 차재병 부사장이 강 사장의 공백을 메울 대행으로 거론된다.
강 사장의 사퇴로 차기 사장 인선을 둘러싼 정치적 해석도 분분하다. 유력 후보로는 이재명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KAI 출신의 류광수 전 본부장이 거론된다.
강은호 전 청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캠프에서 국방·안보 분야 정책조율을 담당했다.
공공기관 내부에서는 새 정부 기조에 맞춘 인사는 시간문제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직접적인 사퇴 압박 없이도 거취를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강 사장의 조기 사퇴가 KAI의 전략과 수출 추진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군사관학교 30기 출신인 강 사장은 공군 제5전술공수비행단장,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 1세대 시험비행 조종사로 국산 훈련기인 KT-1, T-50 개발에도 참여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들 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 포럼'의 운영위원장을 맡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는 정권에 따라 사장이 교체되는 전형적인 구조지만 임기 중 자진 사퇴는 이례적"이라며 "기술적 독립성과 수출 경쟁력을 위해서는 연속성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사장의 사퇴는 향후 주요 공공기관장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AI는 정권에 따라 고위 군 출신과 정부 인사가 교차로 중용돼 온 만큼 이번 사퇴가 정치적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공공기관 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성과 중심의 인사와 조직 쇄신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