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통상 불확실성 속 대안 경제 블록 논의 시작한 듯
![경제산업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156_693934_463.jpg)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 입장을 공식화하며 무역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자유무역 질서 약화와 자국 우선주의 확산 속에서 CPTPP가 대안적인 경제 블록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일 관가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경제장관회의에서 "유사 입장국 간 경제 동맹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PTPP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탈퇴 이후 일본 주도로 재출범한 협정으로, 현재 12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CPTPP가 미중 무역 의존도를 완화하고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한국의 적극적인 가입을 제언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CPTPP 가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U의 합류가 성사될 경우 CPTPP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포괄하는 거대 무역 블록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 새로운 시장 개방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동시에 농식품, 디지털, 서비스 등 민감 분야의 무역 장벽 완화라는 과제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이 요구하는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CPTPP 가입 검토 방침이 있었지만, 농민들의 반발과 국회 보고 미비 등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한일 관계 안정화 추세는 과거보다 개선된 가입 여건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대외 무역 환경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CPTPP와 같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 회원국의 CPTPP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아울러 정부가 공식 가입 신청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 이해 관계자 설득, 국회 보고 등 법적 절차 마무리, 그리고 회원국과의 협의라는 여러 관문을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