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성인 비만…합병증까지 동반하는 ‘질병’

김창권 기자
  • 입력 2024.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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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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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도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다이어트 등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비만이란 지방이 정상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로 체내 지방량을 측정해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내 지방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은 시행하기 어려워 대개 간접적으로 평가하게 되는데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를 이용하는 것과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방법 두 가지로 나뉜다.

BMI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BMI가 25.0~29.9 kg/㎡를 1단계 비만, 30.0~34.9 kg/㎡를 2단계 비만, 35.0 kg/㎡ 이상을 3단계 비만(고도 비만)으로 구분한다.

국내에선 허리둘레를 측정해 복부비만을 진단하기도 한다. 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정의한다. 허리둘레는 양발을 25~30cm 정도 벌리고 서서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줄자로 측정하며, 측정 위치는 옆구리에서 갈비뼈 가장 아랫부분과 골반 가장 윗부분의 중간 지점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2009년부터 최근 11년간 남녀 모두에서 꾸준히 증가했으며, 2019년 기준 23.9%에 달한다. 이 중 남자는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처럼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리의 중요성 또한 대두되고 있는데, 비만이 다양한 질환을 발생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천식, 암, 근골격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며, 여러 정신건강과 관련된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의 위험은 흔히 5D로 불리며, 부정적 신체 이미지(disfigurement), 불편(discomfort), 장애(disability), 질병(disease), 사망(death)으로 요약된다. 비만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동반하고, 그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키므로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경고한다.

또한 비만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및 사회적 건강 등 건강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 같은 사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높아…암 발생할 수도

[제공=대한비만협회]
[제공=대한비만협회]

비만에 따른 자세한 질병들을 확인해보면, 크게 8개 정도로 분류된다. 먼저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은데 체질량지수가 1kg/㎡ 증가할 때마다 20%씩 상승한다. 정상 체중보다 비만해지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5~13배 상승한다. 비만 전단계 또는 비만인 사람에게 체중감량은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할 뿐 아니라, 당뇨병의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비만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이상지질혈증’도 있는데, 비만인 사람은 혈중 중성지방 증가, 저밀도(low density lipoprotein, LDL) 콜레스테롤의 상승, 고밀도(high density lipoprotein, HDL) 콜레스테롤의 감소로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이 2배 높다. 이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다. 비만에 의한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공복 및 식후 중성지방이 높아진다.

비만전단계 또는 비만에서 생활 습관을 개선해 체중을 줄이면 혈중 지질이 개선된다. 체중을 3 kg 줄이면 중성지방은 평균 15 mg/dL가량 낮아지며, 5~8 kg을 줄이면 저밀도콜레스테롤이 5 mg/dL 감소하고 고밀도콜레스테롤이 2~3 mg/dL 정도 증가한다.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된 비만전단계 또는 비만 환자가 1년 동안 8%, 4년 동안 총 5.3%의 체중을 줄이자 비만한 환자들에 비해 고밀도콜레스테롤은 증가하고, 중성지방은 감소했다. 성인에서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체중조절 약물을 함께 투여하면 체중 감량과 동시에 지질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비만 단계가 진행할수록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이 동반될 위험이 남녀 각각 2.5배, 4배 더 높았다. 고혈압과 비만이 동반된 환자는 전체 체중의 5~15%, 필요할 경우 그 이상까지도 체중을 줄여 혈압을 낮춰야 한다. 고혈압이 동반된 비만 환자는 비만 약물 치료뿐 아니라 비만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통상 체중의 5%를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3~12mmHg 가량 낮아진다.

비만은 심뇌혈관 질환인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50% 높일 뿐 아니라, 남녀 모두에서 고혈압, 심부전, 폐색전증, 뇌졸중, 이상지질혈증에 의한 사망률과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높인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64% 더 높다. 과도한 지방 축적은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고 전신 혈관 저항을 감소시켜, 결국 심부전을 유발한다.

여러 연구에서 체중 증가는 ‘암’ 발생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지난 25년 간의 데이터를 보면 비만으로 인한 남성 암 사망자는 약 14%, 여성 암 사망자는 20% 정도다. 한국인 78만 명의 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한 10년간 추적 연구에 의하면 조직학적으로 확진된 대장암, 간암, 담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유두암, 소세포폐암, 비호치킨림프종 및 흑색종의 발생 위험은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증가했다.

2016년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는 식도암, 위암, 대장·직장암, 간암, 담낭암, 췌장암, 유방암(폐경 후), 자궁내막암, 난소암, 신장암, 수막종, 갑상선암, 다발성 골수종 등 13가지 암이 비만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체중 감량이 암 예방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비만은 ‘천식’ 발생에 중요한 위험인자다. 천식 발생은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높게 나타나 아동에서 2배, 성인에서 2.3배가량 증가하며, 비만전단계 혹은 비만한 성인은 천식 발작 횟수도 증가한다. 이는 비만이 호흡기계 역학과 기도저항성, 호흡패턴, 호흡운동과 가스교환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비만은 ‘근골격계 질환’인 골관절염, 염증성 관절염, 요추와 다른 연조직의 문제, 골다공증, 보행, 신체 기능 및 장애 등과도 관련이 있다. 비만한 경우 관절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힘이 증가해 골관절염을 유발한다. 체질량지수가 30kg/㎡ 이상인 경우 무릎 골관절염의 발생이 4배가량 증가하고, 무릎 부상이 발생하는 빈도도 높아진다.

비만은 ‘소화기계 질환’과도 관련돼 있는데,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알코올 섭취나 동반된 원인이 없으면서 간내 지방 침착을 보이는 질환으로 비만,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등과 관련이 있다. 비만 전단계나 비만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는 식이요법과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간 내 지방을 줄이도록 권장된다.

특히 간 내 염증을 호전시키려면 7~10% 이상의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또한 비만은 위식도역류병과 관련이 있으며, 정상인에 비해 비만한 사람에게 위산 역류가 더 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위식도역류병의 치료를 위해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선 비만의 정도 및 동반 질환 등을 확인하고, 개개인에 맞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비만 치료 방법에는 크게 식사요법, 운동치료, 약물치료, 수술치료가 있으며, 역시 개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 치료에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

[제공=대한비만협회]
[제공=대한비만협회]

의료계는 비만을 단기에 간단히 해결할 방법은 없으며, 발병 요인이 다양하고 개인의 생활양식과 체중감량 목표에 따라 치료 방식 또한 다양한 만큼 기본적으로 생활습관 교정이 우선돼야 안전한 체중 감소와 체중 유지가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비만의 치료 방법에는 식사요법, 운동치료, 행동요법 등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 수술치료가 있다. 식사요법과 운동치료만으로 체중감량에 한계가 있거나, 비만 정도가 심하거나, 비만 관련 질환의 위험이 큰 경우에는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비만을 치료하기에 앞서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측정해 비만 정도를 평가해 둬야 한다. 개개인의 동반 질환(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을 확인하고, 스트레스, 우울 증상 등을 조사해 치료 전 건강 위험도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한데, 비만은 드물게 내분비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하므로 진료 후 적절한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비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6개월에 걸쳐 ‘현재 체중의 5∼10% 감량 및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으로 꼽힌다. 비만 치료를 시작할 때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체중 감량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해, 의사와 상의해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

비만 치료 방법에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기본적으로는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음식 섭취 감소, 활동량 증가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체중을 감량할 때는 행동치료를 6개월 이상 지속할 것이 권장되며,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1년 이상의 행동치료가 권고된다. 개인의 생활패턴, 체중 감량 목표에 따라 치료 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식이요법, 운동치료 및 행동치료를 적절히 병행해야 안전한 체중감소 및 체중 유지가 가능하다.

먼저 비만 치료에서 식사 조절은 필수적이다. 식사요법은 에너지 섭취를 제한해 체내 에너지 결핍을 유도하기 때문인데,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하루 섭취 열량을 500kcal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일 과자 한봉지 줄이기, 콜라 대신 시원한 물 마시기 등 하루 섭취 열량을 500kcal 줄이면 1주일에 0.5 kg 정도의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올바른 식습관은 하루 세끼 규칙적인 식사를 가급적 천천히 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보다 자연 식품을 조리해서 먹는 것이다. 또한 간식은 가능한 섭취하지 않고, 야식은 피해야 한다.

운동치료는 식사요법과 더불어 비만 치료의 기본이며, 지방세포로 이루어진 체내조직인 ‘체지방’은 줄이고 몸무게에서 체지방을 뺀 ‘제지방’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치료가 필요하다.

체중조절을 위해 생활의 일부로 즐길 수 있는 운동(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것을 권장되며, 유산소 운동은 중등도 강도로 하루 30~60분 또는 20~30분씩 2회에 나누어 실시하고, 주당 5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 근력 운동은 8~12회 반복할 수 있는 중량으로 8~10종목을 1~2세트 실시하고, 주당 2회 실시하는 것이 권장된다.

약물치료도 하나의 방법으로 비만 치료는 우선 식사요법이나 운동치료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를 시도하며, 아시아의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 25 kg/㎡ 이상인 경우, 혹은 23 kg/㎡이상이면서 심혈관계 합병증(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또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에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인 경우, 혹은 27kg/㎡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 허가 승인을 받아서, 권고사항과 허가 기준에는 아직 차이가 있다. 다만 모든 비만 약물은 부작용 및 금기가 있으므로, 사용 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갑자기 중단하지 않아야 하며, 3~5% 이상의 충분한 감량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

장기간(1년 이상)사용이 가능한 약물로는 대표적으로 ‘삭센다’와 ‘위고비’ 등이 꼽힌다. 이들 의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ucagon Like Peptide-1, GLP-1)’ 유사체로 포만감을 증가시켜 체중감량을 유도하며, 혈당, 혈압, 지질 개선 효과가 있다.

수술치료로 한 가지 방법으로 비만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체질량지수 35kg/㎡ 이상(3단계 비만)이거나, 체질량지수 30kg/㎡ 이상(2단계 비만)이면서 비만 동반 질환을 지닌 환자에서 비수술치료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경우에 수술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치료는 체중 감량 및 감량된 체중 유지에 가장 효과적이며, 당뇨병 등 비만 동반 질환의 치유나 개선에 효과적이다.

수술 요법에는 ‘루와이 위우회술(섭취제한형+흡수제한형)’과 ‘위(소매)절제술(섭취제한형)’, ‘위밴드 수술(섭취제한형)’이 있으며, 세 가지 수술법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이지만,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이 위밴드 수술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가 좋다. 위밴드 수술은 다른 수술에 비해 단기적 합병증은 적지만 장기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치료를 위해서는 수술 전후 적절한 식습관, 운동습관의 변화 등 행동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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