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모형이 놓여 있다. [제공=연합]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모형이 놓여 있다. [제공=연합]

최근 국내에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구하기 위해 말 그대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불법유통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비만치료제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실감하게  한다.

특히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제약사의 위상끼지 높아지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이들을 롤모델로 비만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 2022년 57억 달러(약 7조8603억원)에서 올해 151억 달러(약 20조8229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10.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기업들의 가치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위고비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의 지난해 시가총액은 3866억 달러(약 533조3533억원)에 이르며 유럽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개발사인 미국 일라이 릴리 역시 시가총액이 8588억 달러(약 1184조8004억원)로 전세계 제약사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비만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가 지난 14일 21개 국내 네트워크 지점 BMI(체질량지수) 30 이상 고객 2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섰는데, 응답자 중 71%(202명)가 위고비를 이미 알고 있었고 67%(189명)가 위고비를 처방받고 싶다고 답했다.

위고비를 처방받고 싶다고 응답한 189명 중 95%(180명)가 위고비 처방의 이유로 체중감소 효과를 꼽았고 편의성(4%, 7명), 안전성(1%, 2명)이 뒤를 이었다. 위고비로 감량하고 싶은 체중은 20kg 이상(41%, 77명)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제약사들 가운데 비만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미약품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의 H.O.P 프로젝트.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의 H.O.P 프로젝트.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본격 가동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프로젝트 선두주자로 처음 임상을 개시했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은 뒤 최근 첫 환자를 등록했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삭센다·위고비와 같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빠르면 2027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YH34160’이 미국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YH34160도 GLP-1 계열로 체내에서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전임상 연구에서 위고비보다 높은 11.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으며,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동아에스티(ST)도 미국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현지에서 비만치료제 ‘DA-1726’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로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으며, GLP-1과 글루카곤(GCG)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의 파이프라인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전임상 시험을 위한 대량 생산을 완료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기반 경구용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두 건의 물질 특허를 출원 완료한 바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제약사나 바이오벤처들이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해 뛰어든 상황으로 향후 국산 비만치료제가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업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산 비만 신약 출시에 대해 시장의 기대가 큰 것으로 안다”며 “한국 제약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하는 비만치료제가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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