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출처=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함께 하는 방향을 고민했으나 아쉽게도 불합격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

최근 A씨는 한 대기업에 채용에 지원했다가 이 같은 메시지를 받고 낙담했다. 낙담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대기업으로부터 서류전형 합격 후 면접 대상자라는 연락을 다시 받아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A씨는 결국 해당 대기업의 면접을 볼 수 없었다. 해당 기업에서 돌연 면접 대상자가 아니라는 번복 통보를 또 받았기 때문이다. 

18일 ICT 업계에 따르면 A씨의 경험은 최근 하반기 대대적인 채용 공고를 통해 인재를 모집한다고 알렸던 카카오의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사실이다. 

채용 한파 속에 “인재를 모신다”면서 전분야의 광범위한 인재 채용을 알렸던 만큼, 카카오는 채용을 둘러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모양새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9월 8일부터 28일까지 ‘2026 카카오 신입 크루 공채’를 진행했다. 이번에 진행한 신입 크루 공채는 그룹 단위 전 직군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공개채용에는 카카오 본사와 함께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총 6개사가 포함됐다. 

카카오는 현재 경력 채용도 진행 중이다. 채용 분야는 테크, 서비스&비즈니스, 디자인, 스태프 등으로 영입시 채용은 마감된다. 

A씨도 이번 채용에 지원한 지원자였다. 채용 과정에서 A씨처럼 일부 지원자의 경우 합격 여부를 두고 번복 사례를 경험한 구직자들이 나오면서 채용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 인재 채용 과정 [출처=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 인재 채용 과정 [출처=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의 인재 채용 과정은 ▲서류전형 ▲1차 인터뷰 ▲2차 인터뷰 ▲입사확정 순으로 이뤄진다. 

서류전형 이후 1차 인터뷰에서는 실무진과의 직무별 전문 인터뷰어가 참석해 직무역량을 심층 검증하고, 2차 인터뷰에서는 리더 및 인사부서가 참석해 조직적합도 및 잠재력을 심층 검증한다. 

테크 직군의 경우 서류전형 합격 후 코딩테스트, 디자인직군의 경우 과제전형이 있지만 큰 틀에서의 채용 순서는 번복과정 없이 동일하다는 말이다. 

A씨는 “문의 결과 HR팀에서 실수한 것이라는 연락을 받기는 했지만 번복 전까지 구직자 입장에서는 인터뷰 준비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카카오는 1차 인터뷰 이후 단계에서 불합격할 경우 동일직군 재지원이 서류접수 시점으로부터 1년 뒤에나 가능해서다. 

채용을 둘러싼 카카오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 경력 개발 수시 채용 과정에서 돌연 전 채용 과정을 중단하고 모든 지원자들에게 일괄 탈락 처리를 통보했다. 당시 지원자 가운데는 서류전형과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고 면접을 대기하던 이들도 있었으나, 이번처럼 채용 순서 자체를 번복한 적은 없었다. 

이외에도 올해 카카오가 토스 출신 인력을 편법을 사용해 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올해 2월 진행된 카카오 경력 채용에서 비 개발 직군으로 입사해 코딩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고, 입사 뒤 직군을 변경해 사실상 채용상의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는 채용 진행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채용 번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 관계자는 “초기 서류전형 과정에서 합불 여부 발표가 우선적으로 있었고, 다음 전형인 인터뷰 안내 과정에서 일부 불합격자에게 인터뷰 일정이 안내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터뷰 일정 안내가 불합격자에게 갔기 때문에 혼선이 있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채용 과정에서 인터뷰 일정 안내는 서류전형 합격자에게만 통보된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지원자에게 심려를 끼쳐 혼선을 드린 점은 죄송해 사과메시지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가 올해 9월 상위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을 계획 중인 기업은 전년 대비 5.3%포인트 감소한 37.2%에 그쳤다.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은 24.8%로 7.3%포인트 증가했고, 미정은 기업은 2.0%포인트 감소한 38.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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