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모형이 놓여 있다. [제공=연합]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모형이 놓여 있다. [제공=연합]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판매를 시작한 지 채 1주일이 되지 않았지만, 벌써 온라인에는 위고비를 처방받는 법을 공유하는 내용이 다수 올라오기 시작했다.

위고비는 고도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전문의약품이지만, 다이어트 등 미용의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지난 15일부터 비만체료제 위고비 판매 시작에 따라 부작용 및 오남용에 대한 시판 후 안전관리를 면밀하게 추진하고, 불법으로 판매·광고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위고비의 국내 유통은 쥴릭파마코리아가 맡았는데, 출시 당일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에서는 고도 비만이 아님에도 처방받았다는 사례가 전해지면서 오남용 사례가 지적되고 있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 초기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 또는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당뇨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 등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비대면진료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어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에 필요한 이들이 구입하면서 오남용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위고비를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모습. [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위고비를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모습. [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위고비를 처방받았다는 후기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병의원 정보나 가격 등을 문의하는 댓글이 가장 많았는데, 이 가운데 약국을 직접 알려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의원이 특정 약국 방문을 유도하거나 추천하는 경우 약사법상 담합 소지에 해당하지만, 입소문을 통해 가격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약국에 환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고비는 앞서 많은 언론을 통해 제품 공급가격이 이미 공개된 상황으로, 4주분 기준 37만 2025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위고비는 비급여 제품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아 판매 가격은 의료기관마다 다르다.

때문에 위고비의 초창기 판매 가격은 평균적으로 50~80만원 선에서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격 경쟁이 붙으면서 일각에서는 40만원대로 공급되는 약국이 많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한 위고비의 오남용으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고비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해도 두통 및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한 달간 오남용 및 불법 유통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고비 출시와 함께 다빈도 처방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과대광고 여부 등을 조사하고, 처방받은 의약품 재판매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사회적 관심이 높은 의약품인 만큼 내달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사후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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