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삭센다. [제공=연합]
비만치료제 삭센다. [제공=연합]

최근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열풍으로 관련 의약품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이달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국산 비만치료제 출시가 가속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3년 내 의약품 재심사 기간이 종료되는 379개 품목에 대한 등재특허 정보를 누리집에서 공개했다.

이번 정보 공개를 통해 식약처는 제네릭 의약품 개발사가 개발 전략 및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품목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제품은 ‘삭센다펜주 6mg’으로 오는 18일 등재특허가 만료된다. 삭센다 주성분은 리라글루타이드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에서 음식물 배출을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GLP-1 계열 유사체다.

지난 2018년 한국에서 유통된 삭센다는 국내 출시 4개월 만에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인기를 끈 바 있다. 앞서 삭센다를 출시한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GLP-1 계열 물질을 개발했는데, 혈당 조절 능력 외에도 체중 감량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발견해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치료제로 승인받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하게 됐다.

삭센다의 경우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처방 건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처방액 기준 삭센다는 지난해에만 국내 매출 약 668억원을 넘기는 등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삭센다보다 효과가 좋은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됨에 따라 이를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임상에서도 삭센다는 체중이 평균 7.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위고비는 이보다 높은 14.8% 감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삭센다는 하루에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돼 소비자의 편의성도 높아졌다.

이처럼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삭센다의 바이오 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한독(옛 한독약품) 정도로 보인다. 한독은 인도 바이오기업 ‘바이오콘’과 리라글루티드 성분의 비만치료제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독 측은 “현재 국내 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나 별도의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으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출시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현재 한미약품의 플랫폼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만큼 빠른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체중 감소와 혈당조절 효과를 확인했고, 주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을 글로벌 학회에서 잇따라 발표하며 비만치료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아에스티(ST)도 미국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GLP-1/GCG(글루카곤) 이중 작용 비만치료제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 파트2를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과 손잡고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 ‘DWRX5003’ 임상1상을 앞두고 있다. DWRX5003는 기존 피하 주사제 대신 마이크로니들이 미세혈관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만큼 투여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삭센다가 출시 초기에는 체중 감소효과가 좋아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그 보다 더 좋은 위고비가 있어 제네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진 않을 것 같다”며 “오히려 신약으로 개발되는 비만치료제들이 효과가 더 좋은 것들로 개발되고 있어 향후 이런 제품들이 출시돼야 국내 제품들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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