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동아에스티 본사 전경. [제공=각사]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본사 전경. [제공=각사]

연말이 다가오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 역시 인사를 앞두고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오너 일가가 가업을 물려받는 경우가 많고, 전문경영인 역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사업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대표 자리는 대부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진(CEO)들이 대부분 유임되면서 계열사별 CEO 순환을 통한 변화를 줬다. 루텍 대표이사에 이장휘 부사장을, 일동생활건강 대표이사에 한정수 전무,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에 반오현 상무가 각각 새롭게 배치됐다.

일동제약의 창업주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그룹 부회장이 지배구조의 핵심인 씨엠제이씨(CMJC)의 자리를 지켰으며, 신약 개발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마치고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일동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008억원, 영업손실 539억원을 기록하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4591억원과 영업이익 47억원을 올리며 연간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자 변화보다는 안정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인사에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빠르게 인사에 나섰던 동아쏘시오그룹도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임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김민영 동아에스티(ST) 사장이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자리를 옮겼고,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동아에스티로 자리를 맞바꾸는 인사만 진행했을 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다만 사장이 바뀐 이후 내부에서는 세대교체를 위한 일부 임원진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동아에스티의 소순종 전무, 양호준 상무, 이전평 상무보가 일신상의 사유로 퇴임했고, 박희범 상무가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약사 대표들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올해 인사에 있어서도 현 상황을 유지하는 대신 일부 계열사간 이동을 통한 변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남아서 회사를 이끌지도 관심사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서정진 회장은 지난 2021년 경영 은퇴를 선언했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창업주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고 한시적 경영 복귀에 나섰다.

서정진 회장은 내년에도 셀트리온에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서 셀트리온 3사 통합을 임기내 이룰 것이라고 했지만, 주주들의 반발로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이 무산된 바 있어 이를 완료한 이후에나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곳으로는 셀트리온 외에도 보령과 광동제약, 동국제약 등도 있는데, 이들 기업 역시 창업주의 2~3세가 대표로 있는 만큼 큰 변화보다는 현재의 경영 안정에 초점을 둘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옛 보령제약의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 대표는 현재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신사업으로 두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사업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연임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도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임원 승진 인사폭을 최소화한 만큼 올해도 경영 안정화를 위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분야는 R&D(연구개발)이 핵심 사업으로 신약 개발에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면 잦은 변화보다는 지속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올해도 신규 사업 등에 적합한 임원을 배치할 수는 있지만, 대표가 바뀌는 등의 큰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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