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암 치료법 '방사성의약품'…개발 서두르는 K바이오

'꿈의 암 치료제'로 여겨지는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K-바이오가 서두르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관심을 받는 치료제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현재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정부도 본격적인 지원을 선언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인 방사성동위원소를 펩타이드나 항체 등 유도체에 붙인 물질이다. 방사선으로 질병세포를 파괴하는 치료제나 위치를 특정하는 진단제로 활용할 수 있으며 차세대 암치료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이 방사성의약품 개발과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제 방사선-생명공학(바이오) 시장이 오는 2032년까지 29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노바티스사가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노바티스가 출시한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이 9억8000만달러(1조3000억원)로 방사성의약품 최초로 블록버스터 약물(연 매출액 10억달러 이상) 타이틀을 거머쥘 예정이다. 노바티스는 최근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 마리아나온콜로지를 인수하는 등 개발 속도를 더욱 높히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일라이 릴리를 비롯한 대형 제약사들도 방사성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분주하다. 국내에선 SK바이오팜과 퓨처켐, 셀비온, 듀켐바이오 등이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를 차세대 사업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글로벌 방사선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을 인수하는 등 외부 파이프라인을 도입했다. 

퓨쳐켐은 개발 중인 방사성의약품 'FC705'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APPS)에서 구두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임상 2상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이 전립선암환자(Mcrpc)를 대상으로 100 mCi의 FC705를 8주 간격으로 최대 6회 투여한 뒤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했다.

셀비온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립선암 치료제 방사성의약품 'Lu-177-DGUL'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고, 듀켐바이오는 뇌질환∙암 진단 및 치료 방사성의약품 개발·제조·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정부도 방사성의약품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사선바이오 성과창출 전략'을 통해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공급과 인증 등을 직접 관리하는 국가 동위원소 프로그램을 운영해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동위원소를 선정하고 중장기 수요를 파악해 인프라별 공급 계획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을 위해 유도체와 고에너지 동위원소와 유도체를 잇는 합성기술과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차세대 신약 등 3대 중점기술을 집중 지원한다. 또 방사선바이오 산업 진흥센터를 운영해 민간 수요 기술개발과 사업화 등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방사성의약품은 개발 초기 단계로 글로벌 빅파마 입장에서도 시작 단계이며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방사성의약품 연구는 초기 개발 단계로 빅파마보다는 바이오텍, 그리고 비상장사들이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