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전경. [출처=롯데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384_706860_4737.jpg)
롯데그룹이 26일 지주사를 포함한 계열사 이사회를 연달아 개최하며 오는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실시되는 이번 인사는 비상경영 장기화 속 신동빈 회장의 ‘초고강도 쇄신’ 기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특히 실적 부진을 겪는 식품·유통·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수뇌부 교체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당초 오는 27일로 예정했던 이사회 일정을 앞당기며 빠른 체질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임원 13% 감축, CEO(최고경영자) 36% 교체라는 ‘역대급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 역시 비슷한 강도의 쇄신 인사가 예고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그룹의 상징적 모태 기업인 롯데웰푸드다.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 7월 영입된 서정호 혁신추진단장(부사장)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 부사장은 GM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성코닝정밀소재, 두산그룹, 한국앤컴퍼니 등을 거친 전략·신사업·M&A(인수합병) 전문가다.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은 신설 이후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해왔다.
재무 부담과 사업 부실 이슈가 계속되는 롯데건설의 차기 CEO 후보로는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 사장이 꼽힌다. 고 사장은 롯데건설에서 특수사업·개발, 전략기획. 경영지원,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경험해 조직 이해도와 위기 관리 능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에서 영입된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유통부문 실적 반등이 지연되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관전 포인트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다. 최근 3년간 연속 승진하며 사장단에 합류한 만큼, 1년 만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 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하며 신성장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맡고 있다.
신 회장은 올 7월 진행된 사장단회의(VCM)에서 “급변하는 시대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위험”이라며 본원적 경쟁력 회복과 실행력 강화를 주문했다. 유통·식품 계열사의 연이은 희망퇴직 시행 역시 이 같은 기조와 맞물린다는 평가다.
한편 신세계와 CJ는 이미 9~10월 조기 인사를 통해 조직 개편에 속도를 냈으며, 현대백화점그룹은 대표 대부분을 유임하며 안정 경영을 선택했다. 롯데의 이번 인사는 ‘부진 계열사 중심 쇄신’이라는 그룹의 명확한 메시지가 반영된 만큼 후속 인사 폭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