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배터리社 새해 경영 키워드 '변화·극복·혁신'

권영석 기자
  • 입력 2025.02.0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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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 지나는 석유화학…'생존'에 방점 찍고 위기 극복 총력
배터리업계 "경쟁력 있는 기술 확보, 양질의 성장 달성 목표"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제공=각사]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제공=각사]

석유화학·배터리업계 수장들이 2025년 푸른 뱀띠 해를 관통할 공통 극복 키워드로 '변화'·'극복'·'기술혁신'을 꼽았다.

석유화학 업계는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2022년부터 3년째다.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체들은 중국발(發) 생산 공급과잉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비상 경영에 돌입한 국내 배터리 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 글로벌 침체로 인해 지난해 실적 악화를 맞았다.

양 업계는 트럼프 2기 집권, 탄핵 정국 여파 등 국내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생존'에 방점을 찍고 변화와 기술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 위기 극복에 총력을 쏟는 분위기다.

석유화학 CEO들 "변화·혁신 통한 실행력 강화"

중국발 공급 과잉 등과 맞물린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낸 석유화학 업계는 근본적 변화를 강조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선다.

먼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를 '실행의 해'로 삼고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대외 환경은 올해도 분명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기존에 지속했던 방식이 아닌 명확한 현실 인식을 기반으로 행동 양식의 근본적 변화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모든 비용은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제로 베이스에서 면밀히 분석하자"며 "고객 경험 기반의 원가 및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종업계 대비 영업이익률을 차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3대 신성장 동력(전지소재·Sustainability·신약)의 내실 다지기도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급격한 변화 속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변화와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며 올해 달성해야 할 핵심 과제를 언급했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 진행중인 고부가가치 위주의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또 혁신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신규사업 투자도 시장과 경쟁 관점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진행 중인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엄중한 경영 지속 유지하겠다"며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전환과 실효성 있고 검증된 사업 변환을 병행하면서 가시적인 사업 전환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황과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로 인해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케미칼은 새로운 CEO와 함께 경쟁력을 통한 실행력 강화와 비즈니스 역량에 기반한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 화학군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는 의지를 신년사에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업계의 올해 전망은 지난해보다는 상대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글로벌 회사들의 설비증설 속도가 꺾이고 중국 정부도 석유화학제품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셰일 오일 증산 방침이 현실화하면 유가 안정화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도입 가격이 내려가 원가 압박도 걷힐 수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 왼쪽)과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제공=각 사]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 왼쪽)과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제공=각 사]

배터리업계 "연구개발 기반 기술력 통해 캐즘 극복"

배터리 업계도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자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약진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배터리 기업들은 기술력·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은 2025년을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차별화된 기술력' 강조에 입을 모았다. 글로벌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 양질의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김 사장은 캐즘과 맞물려 최근 위기 경영 체제에 들어간 만큼 차별화된 기술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차세대전지 등 제품 역량을 강화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며 "이길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 기술을 위한 자원 투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추진할 4가지 핵심 과제로는 △연구·개발 경쟁력 제고 △제품·품질 경쟁 우위 확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 등을 꼽았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슈퍼사이클을 준비하고 이에 올라타야 한다"며 "근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고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거듭나자"고 주문했다. 최 사장은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SK온도 전기차 시장 성장세의 회복 등 외부 환경 변화를 기다리기보다는 내부 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전했다.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은 공동명의 신년사에서 "올해의 대내외 경영 환경 역시 험난한 길이 되리라 예상한다"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영개선을 통한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 구축, 자강(自强)을 위한 협업과 성장 등 3가지를 강조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셀투팩(Cell-to-Pack) 기술 고도화에 이르기까지 미래 기술의 경쟁 우위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업들은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부진에 대한 대응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인해 매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의 정부 지원 축소 및 금리 인상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키며 영향을 미쳤는데 주요 업체들은 기술 혁신을 통해 배터리 생산비 절감과 성능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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