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제공=LG화학]](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8441_660674_551.png)
불황 속 터널을 지나고 있는 LG화학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설비투자(CAPEX) 효율화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개발·생산에 기반한 위기 방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석유화학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Stable'(안정적)에서 'Negative'(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장기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기초유분 수급 회복이 더딘 상태다.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다운스트림 제품들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된 데다, 석유화학 부진을 보완해 주던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사업 마저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신평은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과 관련 "회사의 견조한 수익성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기반해왔지만,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며 전지 부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태양광 봉지재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가치 제품, 북미 등 고수익 지역으로의 다변화 전략 등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역내 공급 과잉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중·단기간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과 이익 기여도는 저조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러면서 "최근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첨단 소재 부문의 경우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가 수요 수익원 중 하나"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이에 향후 전사 이익 창출력은 전지 부문 실적에 밀접하게 연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역내 공급 과잉 구조 탓에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371억원을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품목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은 편임에도, 단기적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LG화학은 올해 설비투자의 효율적 집행과 스페셜티 제품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아둔 상태다.
신학철 부회장은 최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화학산업협회 신년인사회에서 "CAPEX 투자를 수요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며 "비용 효율화는 꾸준히 추진하고 있었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LG화학 신년사에서도 자원의 효율적 투입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도 운영 효율화를 재차 강조한 만큼, 모든 투자를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이에 따라 확보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전사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LG화학은 지난해 3월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여수공장 가동을 중단한데 이어, 여수 NCC 2공장 지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비주력 자산을 정리해 비용은 줄이고 유동성은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신 부회장은 NCC 매각 추진 상황에 대해선 "전략적 옵션을 업계와 함께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답했다.
LG화학은 스페셜티를 위한 사업 구조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셜티는 반도체·전기차·드론·AI 등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필요한 소재로, 아직까지 중국과의 경쟁에서 격차를 낼 수 있는 분야다.
LG화학은 전남 여수공장에 있는 6개의 기존 PVC 생산라인 중 두 개의 라인을 중단하고 '초고중합도 PVC' 생산라인으로 전환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특히 올해 안으로 초고중합도 PVC 라인을 정비한 후 올 1분기 중 전기차 급속·초급속 충전 케이블 용도로 제품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전기차 타이어용 합성고무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 반도체 세정액 'C3-IPA' 등도 새로운 먹거리로 기대를 받고 있다.
또 특정 조건하에 6개월에서 2년 내 밑거름으로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 '컴포스트풀COMPOSTFUL'도 개발했다. EU의 재생에너지 지침에 부합하는 국제 인증 제도인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 플러스Plus에서 한국 최초 친환경 인증도 획득했다.
신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위한 성과 중심 R&D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각 조직별 미션을 명확히 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등 외부 협력과 AI·DX 적용을 확대해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은 전 사업 부문 실적 둔화로 인해 4분기 시장 기대치인 605억원의 영업이익을 대폭 하회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석유화학 포트폴리오 고도화, 전지소재·신약 등 육성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전사 수익성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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