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부문 집계 방식의 비합리성 지적…통계 신뢰성 도마 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은 국가데이터처 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행 조사 방식으로는 마라탕이나 삼겹살 같은 메뉴도 쌀 소비량에 포함될 수 있다며, 조사 방식의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424_699962_3127.jpg)
국가데이터처(통계청)가 매년 실시하는 '양곡 소비량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외식 부문 쌀 소비량 산정 방식이 단순 계산에 의존해 통계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은 국가데이터처 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행 조사 방식으로는 마라탕이나 삼겹살 같은 메뉴도 쌀 소비량에 포함될 수 있다며, 조사 방식의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문제의 핵심은 외식 쌀 소비량을 실제 섭취량이나 밥 포함 여부와 관계없이 '외식 횟수'만을 기준으로 추정하는 데 있다.
현행 방식은 개인이 집에서 밥을 먹은 양을 기준으로 외식 시에도 동일하게 소비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한 달간 집에서 밥을 3kg 소비한 사람이 외식을 5번 했다면, 끼니당 100g으로 계산해 외식으로 500g의 쌀을 소비했다고 추정하는 식이다. 이는 실제 섭취량이나 메뉴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계산되는 오류를 낳는다.
이러한 산정 방식은 밥이 포함되지 않은 마라탕, 샐러드, 삼겹살 등 외식 메뉴까지 쌀 소비량에 포함시키는 비현실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집계된 2024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kg이며, 이 중 외식 소비량이 12.2kg으로 전체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외식 쌀 소비량은 2015년 14.3kg에서 2024년 12.2kg으로 감소했지만, 이는 실제 식생활 변화를 반영하기보다는 조사 산식 자체가 변하지 않아 통계 왜곡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데이터처는 정일영 의원실의 지적에 대해 "현재 외식 횟수 조사 시 음식 종류는 조사하지 않으며, 응답 가중치 등을 고려해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정일영 의원은 "과거 하루 세 끼를 밥으로 해결하던 시대의 기준을 여전히 적용하고 있다"며 햇반이나 간편식 등이 일상화된 오늘날의 현실에 맞춰 조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쌀 소비 통계는 정부의 식량 정책, 농가 지원금, 재고 관리, 수입 정책 등 공공 정책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는 만큼, 조사 통계의 신뢰성이 곧 정책의 신뢰성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