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장염과 비슷한 증상…위생관리 중요

김창권 기자
  • 입력 2025.02.0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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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섭취 후 구토·복통·발열 시 의심해야

(제공=픽사베이)
(제공=픽사베이)

식중독이란 식품의 섭취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물질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식품위생법 제2조 제14호)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품 또는 물의 섭취에 의해 발생됐거나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집단식중독은 식품 섭취로 인해 2인 이상의 사람에서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일으킨 경우를 말한다.

또한 ‘장염’이라는 용어는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며 대부분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고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식중독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식중독 원인, 미생물과 화학물질로 구분

식중독의 원인은 크게 미생물과 화학물질로 구분되며,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과 바이러스성 식중독으로 구분하고, 세균성 식중독은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세분화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에는 동물성, 식물성, 진균성 자연독과 인공 화합물이 있으며, 세균성 식중독은 식중독의 가장 흔한 형태다.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4~60˚C의 온도에서 증식하는 만큼 뜨거운 음식은 최소한 60˚C 이상으로, 찬 음식은 최대한 4˚C 이하로 보관하면 세균의 증식을 방지할 수 있다. 식중독균의 번식 속도는 세균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35~36℃ 내외에서 가장 빠르다.

따라서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세균성 식중독의 위험이 가장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장염비브리오균의 경우, 세균 한 마리가 10분 후에 2마리로 증식하고 4시간 이후에는 100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할 수 있다.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의 종류에 따라 잠복기와 증상이 다양하지만, 크게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균의 독소로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경우는 잠복기가 1~6시간이며, 세균을 섭취한 후 체내에서 독소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8~16시간, 감염성 식중독인 경우는 잠복기가 16시간 이상이다.

독소형 식중독의 원인균은 황색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웰치균(클로스트리디움균) 등이고, 감염형 식중독의 원인균은 병원성 대장균,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시겔라균 등이 있다.

이외에도 동물성과 식물성 자연독도 있는데, 동물성 자연독에는 대표적으로 복어와 조개류 등이 있다. 특히 복어의 알, 난소, 간, 껍질에는 치명적인 독소인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물질이 있으며, 독이 있는 부분을 섭취하는 경우 섭취 후 30분∼4시간 이내에 입술과 혀끝의 마비, 두통, 복통, 지각마비, 언어장애, 호흡곤란 등의 마비 현상이 발생한다.

조개류에 의한 식중독은 유독성 플랑크톤이 축적되어 유독화된 조개를 섭취한 후 발생하며,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조개독은 2~5월경 적조에 노출된 섭조개나 홍합 섭취 후 발생하고 섭취 5∼30분 후 입술을 시작으로 얼굴, 목 등에 마비가 발생하며, 그로 인한 치사율은 10% 정도다.

식물성에는 대표적인 게 버섯독으로, 야생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오인해 섭취한 후 발생하고, 버섯에 포함된 독성분에 따라 위장장애형(구토, 복통, 설사 등), 콜레라형(경련, 혼수, 황달 등), 뇌증형(근육경련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감자의 싹이 난 부위나 녹색을 띄는 부분에는 솔라닌이 포함돼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고, 농산물의 저장, 유통 중에 오염된 곰팡이에 의해 생성되는 곰팡이독 역시 주의해야 한다.

(제공=질병관리청)
(제공=질병관리청)

대표적인 식중독 증상과 진단 방법

식중독이 발생하면 소화기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관에서 각 영양소로 잘게 분해되고 흡수되는데, 음식물에 독소나 세균이 섞여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신속히 제거하기 위해, 독소가 소화관의 위쪽에 있는 경우 구토를 통해, 아래쪽에 있는 경우는 설사를 통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또 전신증상으로는 미생물의 독소에 의해 식중독이 발생한 경우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고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만,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 발생하는 식중독의 경우 구토나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과 함께 전신 발열까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일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의 경우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할 경우라면 식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식중독의 증상들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그 증상만으로 식중독의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음식물 섭취와 증상 발생 간의 시간 간격으로 식중독이 병원균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혹은 독소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추측할 수 있다.

식중독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원인균 진단을 위한 검사가 불필요하지만, 발열과 장염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세균 배양 검사가 필요한다. 식중독이 집단으로 발생했을 때에는 오염이 의심되는 음식물은 덮개를 씌워 냉장고에 보관하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식중독 치료의 핵심은 ‘수분 공급’

식중독의 일차적인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한 수액 공급이다.

이어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감소돼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설사가 악화될 수 있다. 이 경우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에 비해 흡수가 더 빠르기 때문에 식중독 환자는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시중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섭취한다. 설사가 심한 상태에도 장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물을 많이 마시면 탈수 예방에 좋다.

탈수가 너무 심해 쇠약해진 상태이거나 구토가 심해 물을 마실 수 없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정맥 주사를 통한 수액 공급을 받는 것이 필요하고, 혈변이나 발열이 심한 경우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식중독 증상 중 구토는 위장 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이므로 설사 증상이 심하다고 지사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장 속에 있는 독소나 세균의 배출이 늦어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

겨울철에도 방심할 수 없는 식중독

겨울철에는 노로바이러스라는 균에 의한 식중독이 주로 발생한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개인의 위생 관리가 소홀해지고,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구토물이나 분변에 의해 2차 감염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도 한다. 또 오염된 지하수로 처리한 식재료 등을 날로 섭취할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 같은 식중독의 예방법으로는 식품 조리 종사자는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음식물은 반드시 충분히 익혀서 먹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식중독 환자의 구토물을 처리할 때에는 반드시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오물은 비닐 봉투에 넣어 밀봉해 처리하고 구토물로 오염된 표면은 염소계 소독제(락스)로 신속하게 소독해 노로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이불이나 의류는 비누와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감염된 음식물 취급자는 완치 후 3일 정도는 조리 업무를 담당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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