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시험대에 오르다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07.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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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NSC 주재ㆍ대미 통상 협상 전략 논의…'패키지 딜' 해법 모색

미국의 상호관세 적용 예고 시점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대통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출처=연합]
미국의 상호관세 적용 예고 시점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대통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출처=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국익 중심 실용 외교'라는 중대한 시험에 직면했다. 대통령은 10일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에 이어 취임 후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대미 통상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NSC에서는 통상, 투자, 안보 등 다방면의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사업 참여 및 미국산 LNG 대량 구매 요구, 중국의 해상 패권 견제를 위한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 요구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될 전망이다. 또 반도체 등 양국 첨단 산업 전반의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은 미국의 '최대 해외 투자국'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국방비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문제, 전 세계 미군 재배치 움직임과 맞물린 주한 미군 주둔 규모 문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 지출 확대 요구 문제 등이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적용 예고 시점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대통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의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회담 추진과 함께 한국이 미국에 제안한 '패키지 협상' 전략을 정밀하게 수립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패키지 협상'의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카드'가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으면, 이는 곧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당장의 관세 협상이나 방위비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면, 대신 한국이 원하는 '숙원 사업'을 관철시키는 데 집중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양국이 실질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관세 외에도 많다"며, "미국이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 조정을 시작한 만큼, 미국의 이익을 실질적이고 장기적으로 보장하면서도 국익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대통령이 공약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요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위 실장은 전날 전작권 환수에 대해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현안이고, 현 정부도 공약으로 추진하는 사안"이라면서도 "안보 협의 단계에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한미 간 패키지 협의에서 논의할 상황까지는) 되어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위 실장은 브리핑에서 관세 및 비관세 통상 문제 외에도 투자, 구매, 안보 등 한미 동맹 전반에 걸친 다양한 현안을 '패키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활용 가능한 모든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위 실장은 또한 "이번 방미에서도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방위비 전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다"며, "국방비 전반에 대해서는 국제적 흐름에 따라 늘려가는 방향으로 협의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미국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위 실장은 "우리가 방위비를 (연간) 1조 5000억 원을 내는 것이 사실이며, 이 사실 관계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정부는 이미 충분한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포괄적인 국방비 증액 의사를 내비쳐 과도한 분담금 인상 요구를 차단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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