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입국인 중국·인도에 추가관세 위협
OPEC 증산은 유조선 수요 증가에 긍정적
![한화오션이 건조한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전경 [출처=한화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187_689269_3457.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국에 대한 경고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이 유조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OPEC은 최근 하루 54만7000배럴 규모의 석유 증산을 결정하며 시장에 공급 확대 신호를 보냈다. 5개월 연속 이뤄진 증산 조치는 유조선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s)에 따르면 스크러버(Scrubber)를 장착하지 않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일일 평균운임은 2만5600달러로 전일 대비 10% 상승했다. 수에즈막스(Suezmax)는 3.4% 오른 3만4000달러 아프라막스(Aframax)는 16.4% 상승한 3만3600달러를 기록하며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이들 국가가 수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0%의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3개월간 하루 평균 160만배럴, 중국은 110만배럴의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했다.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선을 초과한 선박에 대한 제재는 VLCC 정기용선 수익을 하루 5만7025달러까지 끌어올리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에이릭 하발드센(Eirik Haavaldsen) 파레토(Pareto)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위협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며 "제재가 실행될 경우 유조선 주식과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레-리카드 해머(Ole-Rikard Hammer) 아크틱시큐리티즈(Arctic Securities)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미중 무역 협상이라는 복합적 고려 요소가 있어 직접적인 타격 가능성은 낮지만 인도는 이미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보다 강한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도 정부는 기존의 석유 수입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과 위협을 병행하며 인도의 수입량 감소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러시아 관련 정책, OPEC의 생산 결정, 인도·중국의 반응 등 복합적 요인이 당분간 유조선 시장의 운임과 투자 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VLCC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부문으로 운임의 급등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OPEC의 증산이 단기적으로 운임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수요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중장기 운임 유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