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 부두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1324_675452_27.jpg)
해운시장의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신조선의 대규모 인도에 따른 공급 과잉과 미국의 강경한 관세정책이 겹치면서 운임 하락은 가파르고 시장 전반에 심각한 불확실성이 드리웠다.
시장의 공급 과잉 구조의 뚜렷한 반전 요소가 부족한 가운데 미국발 통상 변수가 작용하면서 당분간 운임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운시장은 주요 선종 대부분에서 운임과 용선료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신조선의 대량 인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이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시장의 하방 압력을 심화시켰다.
벌크선 시장은 철강재 수요 부진과 석탄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1분기 평균 발틱운임지수(BDI)는 1118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38.7% 하락했다. 수요 측면에서 뚜렷한 호재가 부재한 가운데 춘절 이후 빠른 회복세에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탱커 시장은 석유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조 공급이 적었던 유조선 부문에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초대형 유조선(VLCC)의 1년 정기용선료는 하루 평균 3만9519달러로, 전분기 대비 6.5% 하락에 그쳤다.
반면, 제품선은 신조선 인도 증가로 더 빠르게 하락했다. MR탱커의 하루 용선료는 1만9462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5% 하락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운임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3년 말 홍해사태로 급등했던 운임은 신조 인도와 관세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급속히 가라앉았다. 1분기 평균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1350포인트로 전년 동기보다 4.6% 높았으나, 분기 중 26.6% 하락했다.
상하이-유럽 노선 평균 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829.1달러로 전년 대비 27% 낮아졌으며, 상하이-미주 서안 노선도 3266.4달러로 20.2% 하락했다. 특히 미주 항로는 1분기 중 운임의 50% 이상 급락했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해운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2023년부터 시작된 컨테이너선 대량 인도는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운임 하락세를 장기화 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은 물가상승과 무역 위축을 유발해 전 세계 해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 컨테이너 화물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의 관세정책 등 무역통상 정책은 세계적인 경기둔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주요 선사의 공급 조절과 노후선 폐선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초과 공급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적선사 HMM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7500억원, 영업이익 6200억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가 예상된다.
업계는 단기적인 시장 반등보다는 수익성 방어와 비용 효율화, ESG 대응 역량 강화 등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