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의 LNG선 'NEW APEX호' [출처=팬오션 홈페이지 갈무리 ]
팬오션의 LNG선 'NEW APEX호' [출처=팬오션 홈페이지 갈무리 ]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해운 시황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가 편중된 수익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팬오션과 HMM 등 주요 해운사들이 기존의 벌크선 또는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LNG, 탱커 등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며 생존 전략을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1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4% 증가했다.

매출은 1조393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8% 증가했고 순이익은 720억원으로 19.2% 늘었다. 시황 둔화 속에서도 경영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올 1분기 벌크운임지수(BDI)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력 사업 부문인 벌크 외에 비핵심 사업부문이 실적 방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회사측은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 및 미중 무역마찰 심화에 따른 시황 악화 영향에도 장기간에 걸친 시장 대응력 강화 노력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팬오션은 기존 벌크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LNG 운송 분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쉘, GALP,

카타르에너지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장기 대선 계약을 체결하며 LNG 사업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부터는 신조선을 순차 인도받으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올해까지 총 9척의 LNG선이 인도될 예정으로, 글로벌 LNG 운송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팬오션의 LNG 운송사업은 벌크 시황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계절성과 국제 정세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기존 해운업 시황 사이클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장기계약 기반의 수익 모델을 확보한 셈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중장기적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 구조의 안정성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HMM도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오랜 기간 컨테이너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해온 HMM은 최근 SK해운의 일부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대상에는 벌크 및 탱커 부문이 포함된다.

HMM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서 컨테이너 사업 비중을 낮추고 수익원 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벌크선대를 110척 규모로 확대하고 관련 매출도 3조3200억원 수준으로 늘려 전체 회사 매출의 20% 이상을 벌크 부문에서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해운업이 단순히 운임 상승에 기대기 어려운 구조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팬데믹 기간 급등했던 컨테이너 운임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오히려 원자재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갈등 등으로 시황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선대 다변화와 포트폴리오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운송 품목, 항로, 선형을 다각화해야만 시황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HMM은 장기적으로 해운업을 넘어 육상물류, 항만터미널 등 인프라 부문으로 외연을 넓혀 종합해운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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