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시운전 [출처=HD한국조선해양]](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1790_675964_555.jpg)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대(對)중국 해운·조선 제재와 국제 환경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호재를 맞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은 오세아니아·아시아 지역 선사들로부터 총 22척, 약 2조5354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8400TEU급 4척, 2800TEU급 10척, 1800TEU급 6척으로 구성된 이번 수주는 HD현대미포조선과 HD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를 맡아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 인도할 예정이다.
이 중 LNG 이중연료(DF) 엔진을 탑재한 8400TEU급 선박과 스크러버가 장착된 1만6000TEU급 초대형선은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으로 평가된다. HD현대미포조선도 올해 피더급(3000TEU 미만) 시장에서 33척 중 16척을 수주하며 '수주 풍년'을 맞았다.
삼성중공업도 아시아 선사로부터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5619억원에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급 6척을 확보했다.
국내 조선 빅3 모두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수주 흐름의 직접적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국 조선업 제재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중국산 선박 및 중국 해운사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USTR의 조치 이후 국내 조선업계는 실제 수주 확대 조짐을 감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현재 계약 예정분이 다소 확보돼 있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 선대 전환 수요와 함께 미국의 입항세 이슈로 인해 글로벌 해운사들의 신조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오션 역시 최근 실적발표에서 "컨테이너선은 USTR 제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선종"이라며 "주요 선사들의 운영 전략 변화에 따라 한국 조선소 발주 우회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제재가 그간 중국이 내세웠던 가격 경쟁력보다는 전략적 리스크 회피를 고려한 발주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탈중국' 발주 수요의 유력한 대체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IMO는 2027년부터 5000톤 이상 선박에 대해 연료 생산부터 소모까지 전 과정의 탄소 배출을 반영한 새로운 탄소지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들은 메탄올·LNG 이중연료 추진선 등 고효율 친환경 선박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이같은 규제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최근 수주된 국내 빅3의 컨테이너선 대다수가 메탄올·LNG 이중연료 추진 선박이며, 일부는 스크러버 등 배기가스 저감 설비를 탑재해 규제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 규제에 대한 선사들의 부담이 커질수록 기술력 있는 조선소로 발주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저가 수주에 의존하던 중국이 흔들리는 사이 고부가 선박 중심의 한국 조선이 수혜를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