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구조개편] 화학 10개社 협약…370만톤 설비감축 추진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08.20 13:15
  • 수정 2025.08.2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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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업계 자구 노력 전제 세제 등 종합 지원… 사업 재편 지연 시 배제
구윤철 부총리 "버티면 된다ㆍ소나기만 피하면 된다…위기극복 안 돼"

정부는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협약을 통해 최대 370만 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지는 여천NCC 홈페이지 갈무리.[출처=ebn]
정부는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협약을 통해 최대 370만 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지는 여천NCC 홈페이지 갈무리.[출처=ebn]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재편 협약 체결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는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협약을 통해 최대 370만 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각사별 구체적인 사업 재편 계획을 연말까지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며,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구 부총리는 석유화학산업이 직면한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그동안 이러한 문제들을 외면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중동 등 글로벌 공급 과잉이 예견되었음에도 국내 업계는 과거 호황에 안주하며 설비 증설에만 몰두했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에 실패해 현재의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구 부총리는 과잉 설비 감축과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만이 위기 극복의 해답이라고 강조하며, "버티면 된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석유화학 기업과 대주주들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 및 경쟁력 강화 계획을 "당장 다음 달"이라도 제출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업계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규제 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적기에 마련할 계획이다. 반면,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구조조정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조선업의 사례를 언급하며, 석유화학산업도 고통스럽겠지만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관이 합심해 석유화학산업의 재도약을 이루어내자고 강조하며, 정부는 앞으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개최하여 사업 재편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는 이미 나왔다. 한국화학산업협회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진행한 컨설팅 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불황이 지속될 경우 3년 안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절반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영업손익과 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이같은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이미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가동률이 손익분기점 이하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통상적으로 수익성 확보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0~80%에 훨씬 못 미치는 60%대의 평균 가동률을 기록한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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