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황] 금값 급등…달러 약세 속 '헤지수단' 재조명

신주식 기자
  • 입력 2025.10.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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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급락세

미 연준의 금리인하와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겹치며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출처=픽사베이]
미 연준의 금리인하와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겹치며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출처=픽사베이]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결정과 미·중 무역합의의 불확실성이 겹치며 금값이 다시 강세를 보였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0.88% 오른 온스당 40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현물가격 기준으로는 1.6%까지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CPM그룹은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으로 한때 금값이 약세를 보였지만 합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의미 없는 '속 빈 강정'임이 확인되자 낙관론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는 지정학적·무역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내년 말 금값 전망을 기존 3900~4100달러에서 4500~47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3분기 금 매입 속도를 다시 높였다"며 달러 약세 위험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금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3분기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220톤으로 전 분기 대비 28% 늘었으며 최대 매입국은 카자흐스탄이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4년 만에 금을 재매입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구리 약세알루미늄 재고감소 이슈 부각

비철금속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연준의 신중한 태도로 12월 추가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 브로커들이 상하이 금속가격에 대해 약세 전망을 내놓으며 중국 실물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구리 가격은 전일 급등 이후 1.8% 하락했으며, 상하이 현물 프리미엄은 2주 만에 +90위안에서 -55위안으로 전환됐다.

반면 알루미늄은 재고 감소 이슈가 부각됐다. 말레이시아 LME 등록창고 재고는 한 달 전보다 22% 감소했으며 원자재 트레이딩회사 머큐리아가 미국 뉴올리언스로 3만톤 이상 선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머큐리아는 LME 알루미늄 워런트의 90% 이상을 보유하며 시장 내 공급 주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합의 "부분적 진전"…희토류 수출 유예·관세 인하 포함

미국과 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유예하고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대중국 관세를 10% 인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강조했으며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 재개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예 기간 동안 미국이 다른 지역에서 희토류 공급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합의로 중국이 부담하는 관세율은 57%에서 47%로 하락했다.

칠레 통계청은 9월 구리 생산량이 전년 대비 4.5% 감소한 45만6663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제조업 생산은 5% 증가했으나 시장 예상치(6.9%)에는 못 미쳤다.

국제유가 약보합…러시아 제재 변수 주목

국제유가는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WTI는 배럴당 60달러 초반에서 0.3% 하락, 브렌트유는 64달러 초반에서 거래됐다.

BOK 파이낸셜은 "이번 미·중 합의는 관세 소폭 인하에 그쳤다"며 유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루코일의 해외사업부 매각 소식은 제재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장중 한때 유가를 소폭 끌어올렸다.

대두 강세·밀 약세…남미 날씨·중국 수요 영향

대두 선물은 1%대 상승했다. 중국이 올해 안에 1200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고 향후 3년간 매년 2500만 톤 추가 구매를 약속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밀 선물은 1% 하락했다. 미·중 회담에서 밀 관련 구체적 언급이 없었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옥수수는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미국 수출 검사량이 견조했지만 남미 지역의 엇갈린 기상 여건이 상승 탄력을 제한했다.

금리 인하에도 암호화폐 급락…비트코인 부진

암호화폐 시장은 급락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800억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3일간 7% 이상 하락해 10만8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2018년 이후 첫 부정적 10월을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3780달러로 6% 하락했으나 연초 대비 13% 상승세를 유지했다. 솔라나는 현물 ETF 출시 후 8% 급락,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리플과 도지코인 역시 각각 8%, 7.5% 하락했다.

뉴욕증시 혼조…연준 매파 기조 부담

뉴욕 3대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56% 상승했지만 S&P500과 나스닥은 하락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메타는 내년 "상당히 큰" 자본지출을 예고하며 12.1%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2.3%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90%에서 70%로 낮아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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