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황] 달러 강세에 금·원유 하락…가상자산도 급락세

신주식 기자
  • 입력 2025.11.05 09:01
  • 수정 2025.11.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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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오프' 전환…연준 매파 기조에 투자심리 위축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금값이 하락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금값이 하락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제 원자재와 가상자산 시장이 일제히 흔들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 대비 43.80달러(1.09%) 하락한 트로이온스당 397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우려된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정책은 정해진 경로에 있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달러화는 3개월 만에 달러인덱스(DXY) 100선을 회복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해외 투자자에게 금 가격을 상대적으로 비싸게 만들어 수요를 위축시킨다.

데이비드 메거 하이리지 퓨처스의 디렉터는 "달러의 새로운 고점이 금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로나 오코넬 스톤X 애널리스트는 "금은 여전히 연준 독립성 우려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 4거래일 연속 하락

비철금속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구리 가격은 달러 강세와 수요 둔화 우려 속에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 2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명확한 합의 없이 종료되며 낙관론이 식은데다 중국 정부가 알루미늄 산업에 적용했던 생산능력 상한제를 구리·납·아연 등 다른 금속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는 원료 공급 부족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규제 확대를 건의했으며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제련소 생산 감소가 정제금속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칠레 국영 광산업체 코델코(Codelco)는 올해 9월까지 세전이익 6억6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전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지만 생산량은 엘 테니엔테 광산 사고에도 불구하고 93만7000톤으로 2.1% 증가했다. 

일본 도호아연(Toho Zinc)은 내년 하반기 정제 납 4만1300톤 생산 계획을 밝혔으며 사업 재편 차원에서 도쿄 북부 안나카 제련소 주요 설비는 내년 3월 말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국제유가 5거래일만에 하락

원유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49달러(0.8%) 하락한 배럴당 60.56달러로 마감하며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 강세로 원유의 상대가격이 비싸진 데다 기술주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부사장은 "달러 강세와 주식시장 하락세가 원유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정부 셧다운 우려로 연료 수요 감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곡물시장, 러시아 풍작·물류 변수 속 혼조

농산물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풍작과 브라질·중국 간 무역 동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은 부셸당 5.43달러 부근에서 혼조세를 보였고 옥수수는 강한 수출 검사에도 빠른 수확 진전으로 상승 폭이 제한됐다. 

대두는 중국이 브라질산 구매를 확대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브라질은 불규칙한 강우로 파종이 지연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재파종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달러 강세·ETF 유출 겹치며 급락

한편,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와 연준 긴축 우려, ETF 자금 유출이 겹치며 급락세가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한때 6.5% 떨어진 9만9913달러까지 밀리며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더리움도 10% 가까이 하락한 3250달러 부근까지 떨어졌다. 

솔라나는 7% 이상 하락했으나 미국 내 신규 ETF에는 2억7000만 달러가 넘는 순유입이 집계됐다. 리플(XRP)은 '데스 크로스'에 근접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증시, 대형 기술주 동반 약세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하락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와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가 향후 10~20%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AI 대표주 팔란티어는 매출 전망 상향에도 불구하고 8.7% 급락했으며 대형 기술주 동반 약세로 S&P500 IT 섹터는 1.5%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오는 13일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쏠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확인될 경우 단기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지만 당분간 '달러 강세·고금리' 조합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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