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곡물·암호화폐 모두 하락…뉴욕증시도 AI 거품론에 약세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국제 금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출처=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717_706045_437.jpg)
국제 금값을 비롯해 유가, 비철금속, 곡물, 암호화폐가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 AI 거품론 부각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금값, 미 고용 증가에 하락세
국제 금 가격이 미국의 9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자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 금은 통상 저금리 환경에서 매력이 높아지지만 이번 지표 발표로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20일(현지시간) 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전장 대비 0.59% 내린 온스당 4058.8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1만9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5만 명)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4.4%로 소폭 올랐지만 금속 시장은 고용 증가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TD증권의 바트 말렉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는 "예상치를 넘어선 고용 증가세를 고려하면 연준이 공격적 완화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구리 가격, 엔비디아 호실적에도 상승폭 제한
구리 가격은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 발표에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달러 강세와 중국의 부진한 수요가 시세를 압박했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배선 수요 증가가 장기적으로 구리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연준 의사록이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구리 가격은 상승 탄력을 잃었다. 중국 가공업체들의 가동률이 계절적으로도 최저 수준이라는 분석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10월 희토류 자석 수출은 전월 대비 5.2%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줄었으나 미국향 수출은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는 핵심 사업인 비철금속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내년 중반부터 LBMA의 PGM 가격 경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LBMA는 "10년 넘게 경매를 운영해준 LME에 감사한다"며 향후 새로운 경매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뉴욕 유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기대에 하락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기대감 속에 이틀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12월물 WTI는 배럴당 59.14달러로 마감하며 전장 대비 0.5% 하락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측으로부터 평화 구상안을 전달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쟁 종료 기대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관련 제재 발효 시점이 유가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산물 가격, 중국 대량 매입에도 약세
농산물 시장에서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밀 추가 구매가 확인됐으나 상승 랠리를 이끌지 못했다.
대두 총 180만톤, 밀 13만2000톤의 구매가 이뤄졌지만 국제 곡물위원회(IGC)의 세계 생산 전망 상향이 가격을 눌렀다.
대두는 1.2%, 밀은 1.7%, 옥수수는 0.9% 하락했다. 최근 큰 폭의 조정을 겪은 코코아 선물 가격은 반등에 성공하며 약 3% 상승했다.
암호화폐 시장, '극단적 공포' 속 전반적 약세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이 핵심 지지선인 9만달러가 무너지며 3.8% 급락했다. 단기 지갑의 강제 매도, ETF 유출, 고래 매도 등이 하락세를 키웠다.
이더리움(ETH)은 기업 재무부의 대규모 매도로 4.6% 하락했고 XRP도 핵심 지지선을 잃으며 3.2% 내렸다.
반면 솔라나(SOL)는 0.44% 하락에 그치며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뉴욕증시, AI 버블 우려에 기술주 중심 급락
뉴욕증시는 기술주 투매가 확대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덕분에 장 초반 급등했으나 AI 버블 우려와 연준 관계자의 급락 경고 발언이 시장을 짓눌렀다.
다우지수는 0.84%, S&P500은 1.56%, 나스닥은 2.15% 각각 하락하며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3.15%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