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리스크·공급 변수·AI 버블 논란 등 불확실성 상존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며 금값이 반등했다. [출처=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961_706362_395.jpg)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국제 금융·원자재시장이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안전자산인 금은 상승 전환했고 위험자산 역시 동반 반등 흐름을 보였다. 반면 지정학 변수와 공급 우려가 겹친 원유 시장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단기 시장 전반을 끌어올렸지만 지정학 리스크·공급 변수·AI 버블 논란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12월 FOMC 결과에 따라 연말 금융·원자재·가상자산 시장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 재점화…금값 반등
지난주 마지막 영업일인 21일 뉴욕 상품시장에서는 금값이 반등했다. 코멕스(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전장 대비 21.80달러(0.54%) 오른 온스당 4081.80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장에서 보합권에 머물던 금 가격은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이후 상승 압력을 받았다. 윌리엄스 총재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중앙은행 창립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가까운 시일 내 정책금리를 중립에 더 가깝게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금리 인하 신호를 던졌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25bp 인하 가능성은 하루 만에 39.1%에서 69.5%로 치솟았다.
구리 시장 극심한 변동…암호화폐 연쇄 리스크 영향
구리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장 초반 톤당 1만607.5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뉴욕 증시 반등과 금리 인하 전망이 더해지며 1만795달러까지 회복했다.
Commodity Market Analytics의 댄 스미스는 "비트코인 급락에 따른 연쇄 청산 우려가 시장 공포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미국 고용지표의 혼조 역시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럽 산업계는 구리 공급난을 경고하고 있다. EU의 구리 스크랩 수출이 2022년 이후 31% 증가했으며 이 중 절반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크랩과 캐소드 모두 부족이 우려된다"며 수출 통제 도입을 촉구했다.
유가, 전쟁 종전 시도 속 연일 하락…한달 만 최저
국제유가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중재 움직임 속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WTI 1월물은 1.59% 내린 배럴당 58.06달러에 마감해 지난달 2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우 전쟁 중재안을 27일까지 타결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분위기가 유가 약세를 부추겼다. 러시아 로스네프트·루코일에 대한 미국 제재도 이날부터 시행됐다.
곡물 시장, 밀·옥수수·대두 '엇갈린 흐름'
밀은 미국의 강한 수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국제곡물위원회(IGC)가 생산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 시카고·캔자스시티 선물은 주간 상승폭을 유지했으나 후반에는 약세 전환했다.
옥수수는 미국의 연중 최고치 수출 판매에도 강세가 제한됐다. 글로벌 공급 증가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주요 생산지 수확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가격은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대두는 지난 주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의 대량 매수 이후 오히려 '사실 매도'가 나오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브라질의 기록적 생산과 남미 공급 압력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과매도 반등…XRP·솔라나 강세
비트코인은 최근 고점 대비 약 3분의 1 급락한 뒤 과매도 반등에 성공해 8만7000달러선을 회복했다.
다만 ETF 자금 유출과 스테이블코인 감소는 여전히 자금 이탈 신호를 보여 단기 변동성은 큰 상태다.
반면 XRP는 그레이스케일의 XRP ETF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6% 급등했다. 솔라나는 Sunrise Gateway 출시 등 기술 호재로 3.5% 상승했다. 이더리움도 동반 반등했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수익성 악화로 '항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어 시장 바닥 가능성에 대한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증시, 금리 인하 기대·GPU 수출 규제 완화 가능성에 동반 상승
뉴욕증시는 전날 급락을 딛고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는 1.08%, S&P500은 0.98%, 나스닥은 0.88% 각각 올랐다.
윌리엄스 총재 발언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GPU 'H200'의 대중 수출 규제 완화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반도체·AI 종목 반등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장중 2.4% 상승했다.
다만 AI 버블 논란이 이어지면서 나스닥은 상승폭 일부를 반납했다. 대형 기술주 중 알파벳·아마존·애플은 강세였지만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약세를 보였다.
변동성 지수(VIX)는 11% 넘게 급락하며 시장 불안 심리가 크게 진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