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후 첫 사례…양곡관리법 개정안 관련 입장변화 가능성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723_682867_3747.jpeg)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이 결정됐다.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전 정권의 장관을 유임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가에서는 능력 있는 인사라면 가리지 않고 중용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임하기로 했다.
송미령 장관도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참석했으나 "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인 줄 알았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송미령 장관에 대해 계엄·내란에 적극 동참한 적이 없다"고 밝힌 만큼 자체 검증 결과 유임시켜도 문제는 없다는 판단이다.
과거에도 장관이 유임된 사례는 있었으나 이는 같은 당이 정권을 이어받은 경우에만 두 차례 이뤄졌다.
노무현 정부 출범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명한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유임됐고 박근혜 정부 출범시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유임됐다. 정세현 전 장관 유임은 대북 정책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결정이었으나 김관진 전 장관 유임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낙마로 인한 안보 공백 우려 때문이었다.
대통령실은 송미령 장관이 이재명 정부의 가치 지향에 동의했다고 밝히며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윤석열 전 정부에서 반대했던 양곡관리법 개정 입장에 변화가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송미령 장관 유임 발표와 함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다시 상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세차례 좌초된 양곡관리법 개정을 공약으로 발표하며 쌀값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식량자급률과 식량안보지수를 높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송미령 장관은 시장의 자율적 기능 훼손, 쌀 수급불안, 막대한 재정소요 우려 등을 지적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해 11월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농업 관련 4개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을 당시에도 송미령 장관은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하겠다"며 반발했다.
지난 2023년 12월 취임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업 분야에서 실무와 이론을 두루 갖춘 대표적 현장 중심 농업경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충남 논산 출신인 송 장관은 오랜 기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 활동하며 농촌 정책 설계와 현장 연구를 병행해 왔다.
송미령 장관은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계획학 석사, 도시 및 지역계획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KREI 책임연구원으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송 장관은 2000년 서울시립대학교 강사, 관광농업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학술과 정책 실무를 병행했다.
2005년부터는 KREI에서 본격적인 정책 연구 업무를 맡았고 농촌발전연구센터 지역개발팀 팀장, 농촌정책연구부 부장, 기획조정실 실장, 부원장 직무대리 등을 역임했다.
2015년에는 정식 부원장 승진과 함께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제2기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며 국가 균형발전 전략에도 기여했다.
2016년에는 농업관측센터 센터장 선임연구위원, 농업관측본부 본부장,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농업정책의 정보 분석과 예측 기반을 다졌다. 2020년에는 선임연구위원으로 복귀해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했고 같은 해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비상임이사로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