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근 국회도서관장 "AI 기반 지식정보 서비스 확대ㆍ국민 접근성 강화할 것"

광복 80주년 기념 헌정사 팩트북 발간…"객관적이고 방대한 국회도서관 정보, 국민에게 개방해야"

"국회도서관은 서비스 기관이다. 의원실의 입법 활동 지원을 위한 '의회-정보법률회담'이 연간 6000여 건에 달한다"

황정근 국회도서관장은 14일 국회도서관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문서로 읽는 대한민국 헌정사' 팩트북 제118호 발간을 소개하는 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서 황정근 관장은 외국 입법례 등 법률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강조하며, 국회도서관의 AI 도서관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관장에 따르면, 국회도서관은 기존 자료를 DB화해 6억 2600만 페이지 분량의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DB 구축에만 1300여억 원이 소요됐다. 현재 이 방대한 데이터는 의정 활동 지원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저작권 문제 등으로 전면적인 국민 공개에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는 30% 가량이 공개되는 수준이다. 

국회도서관은 엔비디아 GPU 1대를 확보해 이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있다. 통합 AI 에이전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 관장은 객관적이고 방대한 국회도서관의 정보를 국민에게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남은 임기 동안 AI 도서관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도서관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문서로 읽는 대한민국 헌정사' 팩트북 제118호는 총 450면으로 구성됐다. 팩트북은 대한민국 헌정 체계의 변화와 민주주의 제도 발전을 국회의 입법 문서를 중심으로 조명한 최초의 시도이다.

팩트북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입법 문서를 시대순으로 구성하고, 간략한 해제와 함께 제·개정 절차, 국회 회의록 등을 체계적으로 수록하여 당대의 정치·사회적 맥락과 헌정사적 의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헌법 개정과 정부 형태 변화, 헌정 중단과 회복의 역사, 헌정 발전과 시민 참여, 국회·행정부·사법부의 주요 문서 등 약 120개 항목에 걸쳐 180여 개의 의안을 담았다.

팩트북에 수록된 문서를 살펴보면, 제1공화국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동시에 제정된 제1호 정부조직법부터 제10호 국가보안법 등의 법률 목록과 원문을 포함해 입법을 통해 형성된 헌정 질서의 기초를 조망한다.

제2공화국부터 제4공화국에서는 4·19혁명 이후 5·16군사정변, 유신체제 수립, 긴급조치 등으로 인한 헌정 질서의 중단과 회복 과정을 국가재건비상조치법, 국가보위에관한특별조치법, 비상국무회의법, 국가보위입법회의법 등 다양한 법률 및 의결 문서를 통해 정리했다.

제5공화국에서는 권위주의 체제 속에서도 최저임금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 민생과 권리 중심의 입법 흐름을 통해 사회적 변화와 민주화 요구를 반영한 모습이 포착된다. 의회민주주의가 본격화된 제6공화국에서는 국회법 개정, 지방자치제 관련 3대 법안, 대통령 탄핵소추안 등 헌정의 성숙을 보여주는 입법 사례를 소개했다.

황 관장은 "법률은 특정 시기의 시대상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시대적·상황적 산물"이라며 "이번 팩트북은 입법 사료를 통해 헌정사의 흐름과 당대의 정치·사회적 맥락을 되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책이 헌정의 성찰과 미래 설계를 위한 뜻깊은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