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휴면예금 2.5조 원 육박…고령층 지급률 저조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10.21 00: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년간 쌓인 잠자는 돈 2.5조 원…제도 개선 및 적극적 안내 필요성 제기

[출처=허영 의원실]
[출처=허영 의원실]

최근 5년간 금융기관에 쌓인 휴면예금이 2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의 휴면예금 지급률이 25.9%에 그쳐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기관이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 휴면예금 및 보험금은 총 2조 49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원권리자에게 지급된 금액은 1조 3876억 원으로, 지급률은 55.6%에 머물렀다. 미지급된 잔액은 1조 1079억 원에 달했다. 특히 올해는 지급액(3018억 원)이 출연액(6555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미지급 잔액이 3537억 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휴면예금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금융사의 소극적인 대응과 제도적 한계가 지목된다. 현행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은 금융사가 휴면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기 1개월 전, 30만 원 이상의 예금에 대해서만 통지하도록 규정한다.

이로 인해 한 차례 안내 후에는 금융사의 법적 의무가 사실상 종료되어, 장기간 방치된 예금이 주인을 찾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고령층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2024년 신규 발생한 휴면예금 중 65세 이상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44.7%에 달했다. 휴면보험금을 포함하면 948억 원으로, 전체 출연액의 29.9%에 해당했다.

하지만 지급률은 현저히 낮았다. 65세 이상 차주의 휴면예금 160억 원 중 지급된 금액은 86억 원에 그쳤다. 휴면보험금 788억 원 중에서는 160억 원만이 지급되었다. 총 948억 원 중 실제 지급된 금액은 246억 원으로, 지급률은 25.9%에 불과했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이러한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65세 이상 휴면예금 발생액은 2021년 103억 원에서 지난해 160억 원으로 55.3% 증가했다. 휴면보험금은 같은 기간 182억 원에서 788억 원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허영 의원은 "국민의 돈이 금융권 금고 속에 잠든 것은 금융의 책임 방기이자 행정의 무관심이 빚은 결과"라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통지 제도와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여 고령층과 취약계층이 제 돈을 제때 찾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 키워드
기사공유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