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쿼터 47% 감축ㆍ관세 2배 인상 초안…국내 철강 생태계 붕괴 우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철강 업계는 EU에 총 381만 5000톤을 수출했다. 이 중 한국에 할당된 국가 쿼터 263만 6000톤과 글로벌 쿼터 117만 9000톤을 활용하여 전량 무관세로 수출했다.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439_701121_1015.jpg)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철강 수입 쿼터(TRQ) 초안이 한국 철강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EU는 철강 쿼터 총량을 현재 3053만 톤에서 1830만 톤으로 47% 축소하고,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할 방침이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철강 업계는 EU에 총 381만 5000톤을 수출했다. 이 중 한국에 할당된 국가 쿼터 263만 6000톤과 글로벌 쿼터 117만 9000톤을 활용하여 전량 무관세로 수출했다.
EU가 모든 국가에 대한 철강 쿼터를 일률적으로 47% 감축할 경우, 한국의 쿼터는 263만 6000톤에서 139만 7000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글로벌 쿼터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123만 9000톤의 수출 물량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철강사들이 EU에 납부해야 할 관세는 약 875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철강 업계 상위 10개사의 영업이익 총합인 2조 9300억 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다만, EU는 아직 국가별 철강 쿼터 물량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무역 상대국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최종 물량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업계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어려움이 극심한 상황이다. 쿼터 축소와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 물량 감소와 더불어 관세 부과 대상 물량이 판로를 잃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U와의 공식 및 비공식 협의를 강화하고, 10월 중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마련하여 불공정 수입 대응 등 통상 방어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관 의원은 "공급 과잉으로 업계의 어려움이 심화되는 가운데 EU의 관세 인상까지 현실화된다면 국내 철강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통상 역량을 총동원하여 적극적인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