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원자로헤드 10년간 '반복 결함'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10.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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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독점 공급체계 안전성 논란ㆍ제3기관 검증 필요성 제기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인철 의원(광주 서구갑,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납품한 원자로헤드에서 용접 결함과 균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이비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인철 의원(광주 서구갑,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납품한 원자로헤드에서 용접 결함과 균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이비엔]

한빛원전에서 최근 10년간 원자로헤드 결함이 반복 발생하면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인철 의원(광주 서구갑,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납품한 원자로헤드에서 용접 결함과 균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로헤드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를 덮는 뚜껑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헤드 위에는 핵분열을 제어하는 관통관이 설치되어 있어, 해당 부품에 결함이 생기면 방사선 누출이나 폭발 등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원자로헤드를 제작할 수 있는 한수원 유자격업체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유일하다.

문제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두산이 납품한 한빛 3호기 원자로헤드 관통관 6곳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원인 분석 결과 기존 재질인 알로이 600이 고온·고압에서 부식에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되어 2015년 강화 재질인 알로이 690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2020년 한빛 5호기에서도 원자로헤드 용접부 결함이 발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공사인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잘못된 재질인 스테인리스로 용접하고 이를 정상 용접으로 허위 보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올해 7월 두산은 새 원자로헤드를 제작·교체했지만, 가동 직전 압력을 높이던 과정에서 관통관에 1mm 구멍이 생겨 냉각재가 누설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결함으로 교체한 새 제품에서 다시 구멍이 난 것이다. 특히 2020년 용접부 고장과 달리 올해는 관통관 모재 자체에서 결함이 발생해 문제가 더 심각하다.

대조적으로 1980년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납품한 한빛 1·2호기는 같은 알로이 600 재질로 만들었음에도 40년이 지난 현재까지 교체 없이 사용하고 있다.

조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원자로헤드의 수리와 안전성 검증 역시 모두 납품업체인 두산이 주관해서 수행했다. 2020년 '한빛 5호기 원자로헤드 용접부 건전성확인'과 2025년 '결함부 화학 분석'을 직접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인철 의원은 "기술의 국산화 자체는 긍정적인 흐름이지만, 특정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며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급-수리-검증'을 동일한 업체가 수행하고 있는 현 구조에 대해 "제3기관 중심의 안전성 평가 체계를 통해 검증 절차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결함 사례가 10년에 걸쳐 반복되고 있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점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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