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 Outlook' 발간…과학적 개방성·경제안보 균형 제시
국내 정책논의 적극 반영 "기술융합과 정책 시너지 중요"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 Outlook 2025' 표지 [출처=OECD]](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4618_702436_5351.jpg)
한국은 R&D 투자 강국으로 높은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과학기술 성과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프랑스 파리에서 제127차 과학기술정책위원회(CSTP) 총회를 열고 '2025 과학기술혁신 전망(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 Outlook 2025)'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과학기술혁신(STI)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고 정책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OECD의 대표 정책보고서로 2년마다 발간된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회원국들이 겪고 있는 과학기술혁신 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평균 2.7% 수준에서 정체돼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국제공동논문 비중은 2018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됐다.
반면 정부 R&D 예산 중 에너지 분야 비중은 2015년 대비 약 2.3배 확대됐으며 연구안보 관련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40개국을 넘어섰다.
OECD는 보고서에서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분열이 확대되면서 각국의 과학기술정책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며 "제한된 자원 속에서 정책의 효율성과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STI Outlook 2025'는 과학적 개방성과 경제안보의 균형을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OECD는 이를 위해 ▲진흥(Promotion) ▲보호(Protection) ▲투영(Projection)의 3대 정책 프레임과 ▲비례성(Proportionality) ▲파트너십(Partnership) ▲정밀성(Precision)의 3대 원칙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합성생물학·신경기술·양자기술·우주기반 지구관측 등 첨단기술의 융합이 혁신 과정과 정책 수요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융합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R&D 투자 강국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으며 정부의 기업 R&D 지원도 직접 지원과 세제 혜택이 균형 있게 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 ▲연구보안 체계 강화방안 등이 주요 정책사례로 소개됐다. 여성 연구개발 인력 비율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한국은 높은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과학기술 성과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과학기술정책이 단순한 연구개발 중심에서 사회문제 해결과 포용적 혁신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OECD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미션지향형 혁신정책(MOIP)' 방향과도 일치한다.
MOIP는 과학기술을 사회적 가치 실현과 국가적 도전과제 해결에 연결하는 혁신정책이다. 한국은 내년 2월 OECD와 공동으로 'MOIP 한국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OECD가 제시한 기술융합 및 개방·보호 균형의 원칙은 한국이 참여 중인 '신흥기술 및 연구안보 프로젝트'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는 기술주권을 확보하면서도 국제협력을 강화하려는 과학기술 외교 전략과 맞닿아 있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혁신이 대기업이나 수도권에 집중될 경우 포용성이 약화된다"며 중소기업과 지역 중심의 혁신 확산(STI diffusion)을 강조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 혁신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 과기정통부는 산·학·연 중심의 기존 혁신 구조를 넘어 지역·중소기업·다양한 인적 자원으로의 확산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OECD 보고서의 시사점을 국내 정책 논의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보고서 국문요약본을 발간하고 OECD와 공동 설명회를 열어 정책 담당자 및 전문가들과 내용을 공유한다. 또한 OECD 공동 연구성과를 토대로 기술사업화 등 실질적 협력 범위도 확대한다.
정부는 OECD 가입 3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국제 공조 기반을 강화하고 한국형 혁신정책의 글로벌 확산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이번 OECD 과학기술혁신전망은 기술융합과 정책 간 시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한국은 국제협력과 미션지향형 혁신정책을 통해 과학기술혁신 선도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