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美 첫 관세안, 을사늑약 연상"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11.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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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협상 과정 공개…"트럼프도 화냈다" 증언

한미 관세 협상을 주도했던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미국 측 초기 협상안을 을사늑약에 비유하며 당시 협상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출처=연합]
한미 관세 협상을 주도했던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미국 측 초기 협상안을 을사늑약에 비유하며 당시 협상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출처=연합]

한미 관세 협상을 주도했던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미국 측 초기 협상안을 을사늑약에 비유하며 당시 협상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18일 관가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서 "8월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 측이 보내온 협상안에 대해 기절초풍이라고 해야 할지, 아주 진짜 말도 안 되는 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 올해가 을사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국 측 최초 요구안이 1905년 일본과 맺은 을사늑약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불평등했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함께 출연해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 전후 상황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김 실장은 "타결 직전까지 완전 최악이었다"며 "미국 측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오는데 우리와 입장이 안 좁혀지니 엄청 화를 냈고,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도 전달됐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고 전해졌다. 김 실장은 "적어도 감내가 가능한 안을 위해 끝까지 사투했고 강경하게 마지막까지 대치했다"며 "더는 양보가 안 된다는 우리의 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당시 상황을 "긴장감이 극대화돼 있었고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묘사했다.

그는 "끝나고 긴장이 탁 풀렸다"며 "정책실장과 안보실장은 진척이 있는 것에 대해 설득을 주로 하는 편이었고, 제가 국민적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완강한 입장에 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더 완강한 건 대통령이었다"고 덧붙였다.

안보 분야 협상을 담당한 위 실장은 "주요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순간에 입장을 재고하고 상대를 배려해 물러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대처를 잘했고, 나머지 참모들도 여러 지혜를 모아 대처 방안을 잘 궁리했다"고 말했다.

이번 증언은 한미 관세 협상이 막판까지 난항을 겪었으며, 양국 모두 상당한 압박감 속에서 협상을 진행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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