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미등기임원 198개사로 증가…공정위 "사익편취 면밀 감시"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11.19 12:00
  • 수정 2025.11.19 13: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등기이사 비율 증가세 속 미등기임원 급증으로 책임경영 우려 제기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의 경영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적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권한과 책임의 괴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출처=ebn]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의 경영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적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권한과 책임의 괴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출처=ebn]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의 경영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적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권한과 책임의 괴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공정위가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77개 집단에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518개사로 전체의 18.2%를 차지했다. 총수일가 등기이사는 704명으로 전체 등기이사 수의 7.0%에 해당한다. 이는 2021년 5.6%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부영, 영원, 농심 등의 집단에서 총수일가가 등기이사로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수일가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인 주력회사와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이거나 해당 회사가 지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 등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이사로 집중 등재되어 있다.

겸직 현황을 살펴보면, 77개 집단에서 총수일가 1인당 평균 2.2개의 이사 직함을 보유하고 있다. 총수 본인은 평균 2.8개, 총수 2·3세는 평균 2.6개 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다. 등기이사로 등재된 경우 대부분은 대표이사(30.4%) 또는 사내이사(57.1%)로서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수일가의 1인당 이사 겸직 수가 많은 집단은 부영(7.8개), SM(5.6개), 한화·삼표(각각 5개) 순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점은 등기부등본에 등재되지 않은 미등기임원의 급증이다. 77개 집단에서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는 198개사로 전체의 7.0%를 차지해 전년(5.9%) 대비 증가했다. 특히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상장사의 비율은 전년 23.1%에서 29.4%로 6.3%포인트 크게 증가했다.

총수일가는 1인당 평균 1.6개 미등기임원 직위를 겸직하고 있다. 총수일가의 미등기임원 겸직 수가 많은 집단은 중흥건설(7.3개), 한화·태광(각 4개), 유진(3.8개), 한진·효성·KG(각 3.5개) 순으로 조사됐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직위 259개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직위가 141개로 절반 이상(54.4%)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미등기임원은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등기임원과 달리 상법 등에 따른 법적 책임과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의 괴리가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7월 개정·시행된 상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추가하고, 이사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공정위는 "미등기임원인 총수일가가 늘어난다면 개정 법의 실효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미등기임원의 과반수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소속이라는 점에서 총수일가가 감시의 사각지대를 이용하여 권한을 남용하는지 면밀히 감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하여 시장의 자율적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대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 키워드
기사공유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