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지난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따져보니…내수 진작 '성과'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08.08 07:40
  • 수정 2025.08.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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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소비 유도ㆍ소득 재분배 기여…사용 편의성ㆍ 정책 지속성 '과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2030세대는 편의점과 카페, 5060세대는 병원과 약국, 저소득층은 생필품과 안경, 고소득층은 교육비에 소비쿠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노량진 수산시장 전경.[출처=ebn]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2030세대는 편의점과 카페, 5060세대는 병원과 약국, 저소득층은 생필품과 안경, 고소득층은 교육비에 소비쿠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노량진 수산시장 전경.[출처=ebn]

정부가 내수 경기 회복과 서민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국민 개인 단위로 지급됐다. 1차 지급액은 일반 국민 기준 15만 원이며, 저소득층, 기초생활수급자, 비수도권 주민에게는 최대 55만 원까지 차등 지원됐다.

8일 관가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역 및 가구 구성에 따라 총 지원액이 증가하며, 소득 재분배 및 소비 진작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세대별, 소득 계층별 소비 형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30세대는 편의점과 카페, 5060세대는 병원과 약국, 저소득층은 생필품과 안경, 고소득층은 교육비에 소비쿠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소비쿠폰 정책을 통해 대상에 맞춘 실생활 중심 소비를 유도한 결과로 해석된다.

쿠폰 사용처는 전통시장, 동네 마트, 음식점, 미용실, 학원, 병원, 편의점(담배 제외)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반면 대형 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하거나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골목 상권 중심의 소비를 유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생활 밀착 업종에서 매출액 증가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신용·체크카드로 사용된 소비쿠폰의 업종별 사용액 및 매출액을 9개 카드사로부터 제공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를보면 이달 3일 24시 기준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소비쿠폰 5조 7679억 원 중 2조 6518억 원(46.0%)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대중음식점에서 전체 사용금액의 41.4%에 해당하는 1조 989억 원이 사용됐다.

마트·식료품 4077억 원(15.4%), 편의점 2579억 원(9.7%), 병원·약국 2148억 원(8.1%)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의류·잡화(1060억 원, 4.0%), 학원(1006억 원, 3.8%), 여가·레저(760억 원, 2.9%) 등에서도 소비쿠폰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7월 4주(7월 21~27일)의 가맹점 전체 매출액은 직전 7월 3주(7월 14~20일) 대비 19.5%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5주(7월 28일~8월 3일) 매출액 역시 소비쿠폰 지급 시작 전인 7월 3주에 비해 8.4%,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7월 3주와 비교했을 때 7월 4주 매출액 증가폭이 큰 업종은 음식점(2677억 원), 주유(1326억 원), 의류·잡화(1042억 원), 마트·식료품(884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7월 4주 업종별 매출액 증가율은 전주 대비 학원(33.3%), 의류·잡화(19.7%), 편의점(13.1%), 주유(13.1%) 등에서 두드러졌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의류·잡화(14.7%), 병원·약국(8.1%), 편의점(5.3%)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 소비쿠폰 지급 후 생활 밀착 업종 매출 증가

7월 5주 업종별 매출액 증가율은 7월 3주 대비 의류·잡화(22.9%), 학원(22.8%), 여가·레저(19.9%), 음식점(16.8%), 마트·식료품(16.5%)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의류·잡화(16.7%), 병원·약국(8.5%), 학원(8.3%) 등에서 큰 증가폭을 보였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소상공인 매출 증가와 국민들의 소비심리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기회복에 마중물 효과가 지속되고 민생경제가 개선되도록 소비쿠폰의 신속 소비와 추가 소비 진작 대책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비쿠폰 신청은 모바일 앱(카카오, 토스, 네이버 등), 카드사 앱, 지역사랑상품권 앱, 또는 주민센터 방문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국민비서 앱에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사용 가능한 매장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거나 가맹점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실제 사용률이 떨어졌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또 소비 지역이 거주지로 제한돼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의 소비 유인은 다소 약했다는 지적도 있다. 아러 정책의 반복성과 지속성 부족, 일부 대상자 누락 위험(이사, 가족관계 변동 등 미처 반영된 경우)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맞춤형 소비를 통해 실질적인 내수 진작 및 서민 생활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역 골목 상권과 저소득층, 생활 밀착형 업종 중심의 소비가 증가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이 정책 목표인 소비 진작과 소득 재분배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사용 편의성과 정책 지속성 강화를 통해 더욱 효율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정책 설계 시 사용 매장 인지 부족, 지역 제한, 반복성과 지속성 부족 등의 과제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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